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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수화물 안먹으면 뱃살 안빠진다…착한 탄수화물을 먹으라

은빛조약돌의 꿈 2014. 4. 13. 13:45

탄수화물 안먹으면 뱃살 안빠진다…착한 탄수화물을 먹으라

 

탈모 치료 전문 방의원 원장


탄수화물은 다 나쁘다? 복합탄수화물은 7대 영양소 모두 갖춰 우리 몸에 꼭 필요
아침 6시반, 창밖을 보면 한 부부가 팔을 휘저으며 산을 오른다.
1시간 정도 지나면 부부가 돌아오는 모습이 보인다. 필자는 5년 동안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이들을 지켜보았다. 재미있는 사실은 수년간의 규칙적인 운동에도 배불뚝이 모습은 그대로라는 점이다.

하루에 1시간 이상씩 꾸준히 운동하는데 뱃살은 그대로라니,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피트니스 클럽에서도 누구보다 열심인 이 부부의 배는 여전히 불룩하다. 규칙적인 근력운동과 유산소운동으로 날씬해질 수 있다는 말은 모두 거짓인가?
“선생님. 아무리 해도 살이 안 빠집니다. 유전인 것 같아요. 비만 유전자라고 있잖아요.” “물론 있죠. 그렇다면 북한에서 비만 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김정은뿐이겠네요?” “네???…아무튼 비만약 처방해 주세요.”

약을 먹어서 살이 찐 게 아닌데 왜 약을 먹어서 살을 빼려고 할까? 우리나라의 비만약 처방률은 213개국 중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 이어 세계 3위다. 그럼에도 비만 인구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부부의 말처럼 우리 몸에 비만 유전자는 분명히 존재한다. 다만 유전자에는 ‘On-Off’ 스위치가 있다. 스위치는 복부에 있다. 배에서는 호르몬을 조절한다. 보통은 호르몬이 모두 뇌에서 나온다고 생각하는데, 틀린 생각이다.

우리가 굶었을 때 뇌가 고프다고 하지 않고 배가 고프다고 하듯이 식욕과 성욕을 조절하는 렙틴이나 테스토스테론, 에스트로겐은 모두 배로부터 신호를 받아 만들어지는 호르몬이다. 복부는 뇌이며 거대한 내분비시스템인 셈이다. 이에 따라 당연히 우리가 먹는 음식신호가 가장 중요하다.


위의 부부는 전형적인 다이어트 식단을 지키고 있었다. 아침은 저지방 우유에 샌드위치, 점심은 계란 흰자와 샐러드, 저녁은 닭 가슴살이나 지방이 없는 육류를 먹고 밥은 거의 먹지 않는다. 약속이 있어 외부에 나가 식사할 때도 밥은 최소한으로 먹는다.

“영양가가 너무 없는 음식을 먹기 때문에 살이 찌는 겁니다. 영양가 없는 음식이 비만 유전자 스위치를 계속 켜고 있어요.” “뭐라고요? 영양가가 높은 음식은 칼로리가 높지 않나요?” 부부는 탄수화물이라면 무조건 나쁜 것으로 오해하고 있었다. 이런 오해는 비단 이들 부부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탄수화물이라고 해서 무조건 나쁘다고 보는 것은 옳지 않다. 탄수화물 중에서도 좋은 탄수화물이 있는데 바로 ‘복합탄수화물’이다. 사실 50년 전만 해도 우리 식탁 위의 밥은 대부분 복합탄수화물이었다. 흰 쌀밥 대신 잡곡이 섞여 있는 밥이 밥상에 많이 올라왔다. 이러던 것이 언제부턴가 정제된 가짜 탄수화물인 흰 쌀밥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가짜 탄수화물이란 7대 영양소 중 탄수화물 외에 다른 영양소가 거의 없는 것을 말한다. 밀가루, 케이크, 과자 등도 흰 쌀밥과 같은 가짜다.

반면, 복합탄수화물에는 7대 영양소로 꼽히는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 효소, 섬유질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65㎏의 성인 남성이 하루에 300g(보통 밥공기 한 그릇에 담기는 양은 200g이 조금 넘는다)의 복합탄수화물을 섭취했다면 특별히 비타민 등을 추가로 복용할 필요는 없다.

복합탄수화물의 ‘대표 선수’로 현미를 꼽을 수 있다. 현미에는 불포화지방산 기름이 풍부하다. 도정 작업을 거치지 않았으니 비타민B와 섬유질, 효소도 풍부하다. 채소와 과일을 통해서도 복합탄수화물을 섭취할 수 있다.


부부의 식단을 보자. 고기 생선 계란 우유에는 에너지의 기본이 되는 탄수화물이 전혀 없다.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섬유질이나 비타민, 미네랄도 전혀 없다. 영양 가치가 낮은 음식을 먹을수록 인체는 비상사태를 선포해 복부에 지방을 예비로 저장하려 한다. 부부의 식단은 인체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기 딱 좋은 식단이다.

뇌는 몸무게의 2%를 차지하지만 에너지는 20%나 사용한다. 탄수화물은 뇌가 소비하는 에너지의 원료다. 탄수화물을 극도로 배제하면 뇌를 굶게 만드는 셈이다. 인체(뇌)는 일단 비상사태를 선포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복부에 신호를 보내서 비상식량을 저장하게 된다. 이것이 ‘뱃살’이다. 뱃살은 인류가 수 백만년 동안 살아남기 위해 만들어둔 생존시스템이다.

하지만 정제된 백미, 밀가루, 설탕 등 단당류 섭취는 권장하지 않는다. 당지수(GI)가 높은 음식은 인체의 혈당을 높인다. 인체에 혈당이 갑자기 높아지면 몸은 또 다른 비상상태를 선포한다. 에너지 저장용 호르몬인 인슐린을 다량 분비하고, 이는 혈당 속의 당분을 낚아채서 지방으로 만들어 뱃살로 축적한다. 현미에 들어있는 섬유질은 콜레스테롤 흡수를 막는다.

위장 바로 아래에는 산타클로스 양말처럼 생긴 커다란 스타킹이 있다. 이 스타킹은 무한대로 늘어나는 그물주머니와 같다. 인체는 여기에 지방을 담아두는데, 잘못된 음식으로 비상사태를 선포하게 되면 온종일 운동해도 복부는 계속 늘어나게 돼 있다.

필자는 부부에게 현재 먹는 음식을 모두 바꾸라고 권했다. 아침식사는 과일로 바꾸고, 점심과 저녁은 혈당 지수가 낮은 현미와 오메가3가 풍부한 뿌리째 먹는 채소를 권했다.

아침부터 힘만 빼고 다니는 운동도 그만두라고 했다. 그 대신 일주일에 3회 하루 30분씩 걷기운동과, 30분씩 근력운동을 권했다. 운동은 높은 강도의 운동 사이에 불완전 휴식(완전한 휴식이 아닌 짧은 휴식)을 넣어 반복하는 인터벌(interval) 방식을 권했다. 부부는 그 후로 3개월 만에 각각 6kg과 7.5kg을 감량했다. 큰 배에서 작은 배로 된 것이 아니라. ‘D라인’에서 ‘I라인’으로 바뀐 것이다.

나이가 들면 배가 나온다는 말은 잘못된 말이다. 복부 지방스위치를 off로 세팅하면 된다. 그것을 세트포인트(set point, 일정한 체중을 일정기간 유지하면 인체는 그 수치를 기억해 항상성을 유지하는 것)라 한다.

비만 유전자를 갖고 태어나느냐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인간은 누구나 비만 유전자가 있다. 중요한 것은 스위치를 켜느냐 끄느냐다. 40대의 S라인, 우리 모두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