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게

쯔쯔가무시병의 역학 및 특징

은빛조약돌의 꿈 2010. 9. 3. 08:11

늦여름부터 가을이 되면 도시인들은 성묘나 관광 등의 목적으로, 농촌에서는 농사일이 많아지면서 논, 밭 등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증가하는데, 이때 각종 설치류의 배설물에 노출되거나 진드기 등의 벌레에 물려서 발생하는 감염 질환들이 증가한다. 이중 국내에서 가을철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질환이 바로 쯔쯔가무시병이다.

 

쯔쯔가무시병의 역학 및 특징

쯔쯔가무시병은 관목 숲이나 들쥐에 기생하는 털 진드기의 유충이 우연히 사람을 물어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매년 가을철마다 전국적으로 많은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1994년 법정 전염병으로 지정되었고, 1998년 이후로는 매년 1,000여 명 이상의 환자가 신고되는 등 증가 추세에 있어 2004년에는 약 4,700명의 환자가 발생하여 사상 최대를 기록하기도 하였다.

 

이는 자연환경 변화로 인한 매개충인 털 진드기의 증가, 주5일제 등의 정착으로 인한 여가 활동의 증가 등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역적으로 보면 제주도를 포함 전국적으로 발생하지만 특히 충남, 전남, 전북, 경남지역의 발생이 더 높은 반면 서울 등의 대도시에서는 발생 건수가 대단히 낮다.

털 진드기는 알, 유충, 번데기, 성충의 네 단계를 거치는데 유충 단계에서 동물의 체액을 필요로 하게 되며 체액을 흡입할 때 쯔쯔가무시의 원인 균체가 사람의 체내로 주입된다. 유충은 촉촉한 토양이나 수풀이 우거진 농촌 지역에서 생존하는데, 기생할 수 있는 설치류(국내에서는 주로 등줄쥐)가 있고 토양에 수분이 적당한 논이나 밭과 같은 경작지나 삼림지역의 관목 주위 등에서 특히 많이 발견된다.

 

쯔쯔가무시병의 증상

임상 증상은 1~3주의 잠복기를 거쳐서 갑작스러운 열, 오한, 두통, 결막충혈, 피부 발진 및 림프절종대로 나타난다. 40도까지 오르는 고열이 동반될 수 있으며 이때 심한 두통을 호소하게 된다. 피부 발진은 발병 후 1주일경에 몸통에서 시작하여 사지로 퍼지고 빠르게 소실되거나 더 색이 진해지기도 한다.

 

피부 병변 중에는 이렇게 전신적으로 퍼지는 붉은 반점 외에도 털 진드기에 물린 자리에 가운데가 검은 딱지로 덮인 약 0.5~1cm 크기의 ‘부스럼딱지’를 볼 수 있는데, 부스럼딱지는 몸 전체 어디서든 발견될 수 있으므로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이 외에도 일부 환자에서는 기침, 호흡곤란, 혈압하강, 의식혼수 등을 호소할 수 있으며, 이러한 경우에는 중한 상태로 진행할 수 있으므로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쯔쯔가무시병의 진단 및 치료

진단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가 털 진드기에 물릴만한 환경에 노출이 되었었는지 조사를 하고 진찰을 통해 ‘부스럼딱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또한 보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쯔쯔가무시병에 대한 특이 항체검사를 시행하고 항체 양성이 나올 경우에 진단을 내릴 수 있다.

 

치료제로는 여러 가지 항생제들이 있는데 가장 흔히 처방되는 약물은 독시싸이클린이다. 독시싸이클린 100mg을 1일 2회 복용하며 치료 기간은 일반적으로 7일이다.

독시싸이클린을 복용할 수 없는 경우에는 Azithromycin이나 Clarithromycin과 같은 항생제를 사용할 수 있다. 통상 치료가 어렵지는 않으나 중증으로 진행하여 중환자실에서 집중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으며 이럴 때는 사망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논, 밭이나 산 등으로 외출할 경우에는 긴 팔 윗도리와 긴 바지를 입고 바지 하단을 양말 속으로 집어넣어서 외부로부터의 노출을 최소화하여야 하겠으며, 곤충 기피제 등을 피부에 바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렇게 야외 활동을 한 후에 열이 발생하고 특히 피부 발진까지 발생하거나 검은색 딱지를 발견한다면 감기로 생각하지 말고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할 것이다.

 

글 : 염준섭 | 감염내과

출처 : 삼성의료원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