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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카

은빛조약돌의 꿈 2010. 9. 28. 17:16

부르카 

올 들어 유럽에서 이슬람 전통 복식(服飾)인 부르카와 니캅 착용 금지 조치가 잇따르고 있다.
벨기에 하원은 지난 5월 부르카 착용 금지 법안을 통과시켰고, 프랑스 상원도 지난 14일 공공장소에서의 부르카 착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가결했다. 영국과 스페인 의회도 부르카 금지 법안을 검토 중이다.

부르카는 이슬람 복식의 한 형태다. 눈 부분을 포함,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신체의 모든 부분을 가린다. 눈 부분은 시야 확보를 위해 보통 망사를 사용한다. 주로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이라크 등지의 여성들이 착용한다. 특히 탈레반이 1996~2001년 아프가니스탄을 통치하면서 여성의 인권을 유린했기 때문에 부르카는 유럽인에게는 여성 탄압의 상징처럼 인식돼 왔다.

그렇다고 해서 이슬람의 베일을 전부 부르카라고 통칭하는 것은 잘못이다. 베일의 형태와 사용 지역에 따라 부르카 외에도 니캅, 히잡, 차도르로 나뉘기 때문이다. 이슬람 전문가들은 "베일이 본래 '여성을 분별해 보호해야 한다'는 코란의 가르침에서 비롯됐다"고 말한다. 처음에는 이 네 가지 베일이 모두 머리에 쓰는 두건(頭巾) 형태였으나 환경에 따라 전신(全身)을 가리는 베일로 발전했다는 설이 있다.

니캅은 부르카에서 눈을 보호하는 부분에 망사가 없는 두건이다. 사우디아라비아·예멘·바레인·쿠웨이트·카타르·아랍에미리트(UAE) 등 아라비아 반도의 여성이 주로 사용한다. 히잡은 얼굴 부분을 드러내면서 머리 전체를 감싸는 스카프다.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일부의 여성들이 착용한다. 차도르는 얼굴 부분을 뺀 나머지 신체를 가리는 외투로 보면 된다. 이란의 여성 대부분이 사용한다.

그렇다면 유럽인들은 왜 유독 부르카의 착용을 금지하는 것일까. 규제를 하는 쪽은 여성 인권 유린의 상징 제거를 통한 무슬림 여성의 권익 신장과 사회 통합을 이유로 든다. 일각에서는 그러나 부르카 착용 금지에는 유럽의 뿌리 깊은 반이슬람 정서가 깔려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