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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 신경 눌리면 다리가 아플 수도

은빛조약돌의 꿈 2010. 4. 21. 18:25

척추 신경 눌리면 다리가 아플 수도
엉뚱한 약 먹어 악화시킬 수 있어... 척추관 좁아진 경우 수술로 넓혀
식당에서 서빙과 음식 배달을 하는 최귀옥(55)씨는 얼마 전부터 오른쪽 무릎 부위가 죄어오듯 저리기 시작했다. 무릎 관절이 나빠졌다고 생각한 최씨는 약국에서 약을 구입해 먹기 시작했다. 하지만 증세는 갈수록 심해져 한번에 30분 이상 서 있을 수가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걸을 때는 서다 걷다를 반복해야 했다. 결국 병원을 찾은 최씨는 척추를 지나가는 신경이 굵어진 척추뼈에 눌려 발생하는 ‘척추관협착증’이란 진단을 받았다. 문제는 무릎이 아닌, 척추에 있었던 것이다.

척추는 24개의 척추뼈와, 뼈와 뼈 사이에 위치해 완충 역할을 하는 물렁뼈로 구성된다. 척추뼈는 몸통에 해당하는 둥그런 척추체와 척추체 뒤쪽에 Y자 모양으로 따라붙어있는 후궁으로 이뤄진다. 등의 가운데 부분을 손으로 만졌을 때 볼록하게 튀어나온 부분이 후궁의 일부인 극돌기다. 후궁이 Y자 모양으로 척추체에 연결돼 있기 때문에 둘 사이에는 삼각형 모양의 공간이 생기는데, 이를 척추관이라 한다. 이 척추관을 따라 신경다발이 지나가게 된다. 척추관협착증이란 나이가 들면서 척추뼈 마디가 굵어지거나 인대가 두꺼워져 척추관이 좁아지고, 이에 따라 척추관을 지나가는 신경이 압박을 받아 생기는 병을 말한다.

척추관협착증은 곧잘 디스크와 비교된다. 우리가 흔히 디스크라고 부르는 ‘추간판탈출증’은 척추를 구성하는 물렁뼈가 원래 위치에서 튀어나와 척추관을 지나가는 신경을 건드리게 되는 것을 말한다. 둘 다 신경을 건드린다는 점은 같지만, 디스크의 경우 뼈에 변화가 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물리치료를 해주고 관리만 잘해주면 물렁뼈가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다. 이에 반해 척추관협착증은 장기간에 걸쳐 굵어진 뼈마디가 척추관 신경을 압박하는 것이기 때문에 물리치료만으로는 나아지기 어렵다.

척추관협착증 발생시 24개의 척추뼈가 모두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척추관협착증은 대개 허리 부분 척추뼈 한 군데의 척추관에서 압박이 발생한다. 이 부분을 지나가는 신경은 다리와 엉덩이 부위와 관계가 있기 때문에 압박을 받는 부분은 허리지만 정작 증상은 다리나 엉덩이가 저리는 식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의사의 정확한 진단을 받지 않고 자의적으로 약을 먹을 경우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간혹 선천적으로 척추관이 좁게 태어나 비교적 젊은 나이에 척추관협착증을 겪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50대가 넘어가면서 퇴행성으로 발생한다. 초기에는 허리와 엉덩이에 통증이 와 똑바로 눕거나 엎드리기가 힘들어진다. 좀더 심해지면 허리를 앞으로 구부정하게 굽히고 걷게 된다. 허리를 구부리면 척추관이 이완되면서 압박이 느슨해져 일시적으로 통증이 완화되기 때문이다. 보통 한번에 500m 이상 걸어도 큰 불편이 없는 정도면 약물치료로 통증을 완화시켜주고 근력 운동을 통해 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막아준다. 하지만 한번에 500m 이상을 못 걸을 정도가 되면 상태에 따라 수술을 고려해 봐야 한다.

기존엔 척추뼈의 후궁 일부분을 제거하는 시술을 했다. 절개 부위가 크기 때문에 수술과 회복에 걸리는 시간이 길고 수술 후 요통이 나타나는 등 부작용의 위험이 적지 않았다. 이 때문에 당뇨, 고혈압 등으로 전신마취시 합병증이 우려되는 고령의 환자들은 수술을 하기보다 고통을 안고 살았다. 하지만 최근엔 미세현미경과 내시경 등을 이용한 협착증 수술로 시술이 간단해졌다. 따라서 나이가 많은 환자나 당뇨, 고혈압 등의 합병증으로 고생하는 환자들도 수술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뼈를 잘라내는 대신 뼈에 작은 구멍을 내고 구멍을 통해 내시경을 삽입해 레이저 등을 이용해 척추관 안쪽 벽을 긁어내는 방식이다. 과거 시술 방법이 가운데 구멍이 난 도너츠의 일부분을 떼어내는 식이었다면 새로운 시술은 도너츠의 바깥 부분은 내버려둔 채 안쪽 부분을 갉아내 구멍을 늘려주는 셈이다.

인터뷰 | 세우리병원 정호 원장
“내시경 이용 허리 수술, 회복 빠르고 부작용 적어”

“허리 수술은 과정이 복잡할 뿐 아니라 자칫 부작용의 위험이 있었기 때문에 예전엔 최후의 보루로 남겨놨습니다. 환자에게 ‘주저앉기 직전까지 버티다 오라’고 하는 의사도 있을 정도였죠. 하지만 최근엔 수술 방법이 간단해졌기 때문에 척추관협착증으로 인해 6개월 이상 통증이 지속된다면 수술을 고려해 보는 게 좋습니다.”

척추관협착증은 증상이 모호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우선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기존의 방사선 검사로는 척추관을 통과하는 신경이 눌리는 것을 직접 볼 수 없기 때문에 진단에 한계가 있다. 정 원장은 “정확한 진단을 위해 CT나 MRI 촬영을 해야만 척추관의 좁아진 정도와 형태적 변화까지 진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존의 척추관협착증 수술은 환자의 등 부위를 5~10㎝ 정도 절개한 후 척추뼈를 이루는 Y자 모양의 후궁 일부분을 잘라내는 방식이었다. 마치 손가락 마디가 굵어져 반지가 들어가지 않는 상황에서 반지의 한쪽 부분을 잘라내 손가락의 조임을 풀어주는 식이었다. 이러한 방식은 절개부위가 크기 때문에 주변의 미세신경과 근육에 손상이 갈 경우 수술 후 요통을 불러올 수도 있고, 뼈의 상당부분을 잘라내야 하기 때문에 수술한 척추뼈가 고정이 되지 않고 불안정해지는 ‘척추 불안정증’을 불러올 위험도 있었다. 이 때문에 ‘허리수술은 하면 큰일난다’는 고정관념이 생기게 되었다.

정 원장은 “수술 기법이 발달하면서 기존엔 내시경에 금기라고 알려졌던 척추관협착증에도 내시경을 이용한 수술이 가능하게 되었다”며 “국소마취나 부분마취만으로 수술이 가능하고 회복기간 또한 단축됐다”고 말했다.

척추관협착증이 심하지 않을 경우엔 내시경을 이용한 ‘내시경적 협착증 수술’을 받으면 된다. 이는 피부를 절개할 필요도 없이 볼펜 굵기의 작은 구멍을 내고 내시경을 삽입한 후, 레이저를 이용해 척추관 내벽의 굵어진 뼈마디나 석회화된 인대 등을 긁어내 척추관을 넓혀주는 수술이다. 수술시간은 30분 내외고, 3일 정도면 퇴원이 가능하다. 4~5일 정도면 일상생활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기간이 짧다.

증세가 심해 레이저만으로 수술이 어려울 경우엔 미세현미경과 고속 드릴을 이용한 ‘현미경 감압술’을 적용한다. 이 경우 피부를 절개해야 하지만 절개폭이 약 2cm로, 과거에 비해 출혈도 적고 척추 주변 근육이나 인대의 손상도 훨씬 적다. 수술시간은 1시간 정도로, 퇴원 후 약 2주일 정도 통원치료를 받고 나면 직장생활도 가능하다.

정 원장은 “척추관협착증은 수술 후 관리가 수술만큼이나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수술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무리하게 몸을 움직일 경우 신경이 서로 엉겨붙어 또 다른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오랫동안 허리를 구부린 채 생활하고 요통에 시달리는 등 허리근육이 약화된 상태이기 때문에 허리강화 운동을 통해 근육을 단련시켜야 합니다. 물론 무리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조금씩 운동량을 늘려나가고 주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 회복 정도를 점검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대전 세우리병원 www.sewoori.net / 042)478-8000

척추관협착증 예방을 위한 허리에 좋은 생활자세 10가지

1. 서 있거나 걸을 때 바른 자세를 유지한다. 배를 집어넣고 엉덩이 근육에 힘을 줘 엉덩이를 받쳐주는 듯한 자세가 좋다.

2. 의자에 바로 앉는다. 앉을 때는 끝에 걸터앉는 것보다 의자 등받이에 허리를 깊숙이 밀착시켜 앉는다.

3. 갑자기 허리를 비틀거나 구부리는 동작은 삼간다. 척추를 틀어지게 함과 동시에 디스크를 신경 쪽으로 밀려나게 하기 때문이다.

4. 신발 굽이 너무 딱딱하거나 높은 것은 피한다. 가능하면 슬리퍼로 갈아 신고 굽이 낮은 신발을 신어라.

5. 무거운 물건을 들 때는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주의하며 다리를 굽혀 몸에 가깝게 드는 습관을 기른다.

6. 너무 푹신한 침대는 사용하지 않는다. 척추가 휘어질 수 있으므로 탄탄한 매트리스를 사용하거나 방바닥에 요를 깔고 눕는 것이 좋다.

7. 규칙적인 운동으로 허리의 유연성을 기른다. 수영, 자전거 타기, 걷기, 달리기 등은 허리 근육을 강화시켜준다.

8. 항상 정상체중을 유지한다. 비만은 척추에 무리를 주어 통증을 유발한다.

9.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고 천천히 먹는다. 단, 고 칼로리 음식은 되도록 피한다.

10. 술과 담배, 스트레스를 줄인다. 과음이나 과로를 피하고 충분한 안정을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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