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이 너무 예민하면 신경차단수술
조루는 성생활에서 남성의 가장 큰 고민거리다. 성욕감퇴나 발기부전 같은 성기능장애는 어느 정도 나이가 들어서야 나타나는 반면 조루는 연령에 관계없이 나타난다.
조루증이란 단지 사정이 빨리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다. 사정 타이밍을 자유롭게 컨트롤할 수 없는 상태라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WHO(세계보건기구)는 조루를 ‘사정조절능력이 부족하여 원하지 않는데도 사정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몇 분 안에 사정하는가 하는 시간적 개념이 아니라 본인 의지대로 조절 가능한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반적으로 남성은 섹스를 거듭 체험하면서 사정을 자신의 의지대로 조절하는 법을 몸에 익힌다. 길을 가다가 갑자기 소변이 마렵더라도 화장실을 찾아갈 때까지는 소변을 참을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정시간도 그 정도는 조절 가능해야 한다.
조루는 왜 생길까? 우선 섹스 경험이 적어 성행위 시 과도하게 긴장한 것이 원인이 될 수 있다. 또 대뇌의 성감이 지나치게 강해 자극이 크지 않은데도 과도한 흥분을 느껴 생기는 조루가 있다. 반대로 성기의 감각이나 사정 신경이 너무 민감한 경우도 있다. 사정근육의 조절능력이 떨어지면 절정감을 느끼지 못한 상태에서 사정근육이 이완되어 정액이 배출되기도 한다.
조루증 환자는 성행위 도중 다른 생각을 하는 등의 방법으로 성적 흥분을 자제하거나 술을 마셔 불안감을 줄이려고 노력한다. 때로는 콘돔을 여러 개 사용하고 자위행위 후 관계를 갖는 방법을 쓴다. 이런 방법은 일시적 사정지연에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성욕과 쾌감을 감소시키기 때문에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조루의 의학적 해결 방법으로는 우선 약물요법이 있다. 뇌의 중추신경에 작용하여 사정반사를 지연시키는 약물을 복용하면 사정시간이 연장되는 효과가 있다. 뇌로 전달되는 감각은 그대로지만 뇌에서 사정을 명령하는 신호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의 작용을 지연시킨다.
많이 알려진 방법으로는 바르는 약을 사용하는 것이다. 음경의 감각과민을 완화시켜주는 국소마취제가 함유된 연고나 스프레이제를 음경이나 귀두에 바르고 10분 내지 30분 후에 관계를 하면 사정지연 효과가 있다. 하지만 성적쾌감이 떨어지고 다소 불편하다.
발기를 유지시켜주는 혈관확장제를 직접 주사하는 방법도 있다. 성행위 전에 직접 주사를 한다는 것이 어려워 보이지만 자동주사기를 사용하므로 공포감은 거의 없다. 사정을 지연시키지는 못하지만 사정 후에도 30분~1시간 발기가 유지되므로 파트너를 만족시켜 줄 수는 있다. 발기력이 정상인 사람에게는 지속발기증과 같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므로 테스트를 받아 주사액의 용량을 결정해야 한다.
조루증은 대부분 음경의 감각과민에 의해 유발되므로 수술로 신경을 일부만 제거하는 치료법을 많이 쓴다. 음경의 몸통 부분에는 성기로 퍼지는 신경다발이 부챗살처럼 뻗어 있다. 예민한 정도를 특수장비로 측정해 보통사람보다 신경이 많이 뻗어 나와 있는 경우에 일부 신경을 제거하면 예민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
귀두확대술도 조루증 치료의 한 방법이다. 귀두에 히알루론산을 주입하면 귀두의 감각신경을 덮게 되므로 조루증 개선에 도움이 된다. 히알루론산은 인체 내에서 점차 분해되어 2~5년 뒤엔 사라지므로 부작용 걱정이 적은 반면 효과도 그 기간만큼만 지속된다. 이에 반해 진피조직을 이식해 음경을 확대하는 방법은 영구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훈련을 통해 사정을 조절하는 방법을 배우는 행동요법도 있다. 미국의 비뇨기과 의사인 시만즈가 개발한 정지?쳄膀萱?남성의 음경을 여성이 손으로 자극하여 사정 느낌이 오는 신호를 주면 중단하고 사정 느낌이 없어지면 다시 음경을 자극하는 훈련을 반복하는 방법이다.
시만즈 기법으로 몇 차례 반복한 후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마스터스&존슨 압박법을 시행한다. 여성상위로 성교를 하다가 사정 느낌이 들면 음경을 빼내어 귀두 아래 부위를 손으로 꽉 쥐어 사정을 억제한다. 사정 느낌이 없어지면 다시 이런 과정을 반복한다. 여성상위의 성교에서 효과를 보았으면 옆으로 성교를 하며 같은 훈련을 한다. 남성상위 체위는 성적 극치감을 조절하기가 매우 어려우므로 마지막에 시도한다.
[인터뷰] 한지엽비뇨기과 한지엽 원장
“흥분의 단계를 세분해 계단 오르내리듯 훈련하면 개선돼””
“조루증 치료는 결국 사정조절능력이 생기도록 하는 것입니다. 수술이나 약물치료와 함께 성적 흥분의 정도에 대한 정보가 머릿속에 정리되도록 해야 치료됩니다.”
한지엽비뇨기과 한지엽 원장은 성적 흥분의 감각을 계단에 비유하며 설명했다. 성적 흥분의 정도에 따라 0~10단계까지 주관적으로 등급을 매긴다.
전혀 흥분을 느끼지 못하는 상태를 0단계로, 흥분을 억제하지 못하는 상태를 8단계로, 오르가슴에 도달했을 때를 10단계로 정한다. 1단계부터 10단계까지의 감각을 차근차근 밟아 올라가고 의지에 따라 뒤로 내려올 수 있어야 사정을 조절할 수 있다.
머릿속에는 각각의 감각 단계에 대한 블록이 있는데 보통은 계단처럼 점진적으로 정리돼 있지만 조루증인 사람은 이 블록이 뒤죽박죽이어서 아래 단계에서 갑자기 10단계로 건너뛰어 버리기 때문에 사정조절이 안 된다. 5~7단계에서 오르락내리락하면서 감각이 머릿속에 정리되도록 훈련하는 감각훈련법이 사정조절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조루증 치료를 위해선 여성의 도움이 매우 중요합니다. 감각의 박자를 맞추고 남성이 사정을 조절할 수 있도록 훈련하는 것을 도와야 합니다.”
한 원장은 자연스럽게 조루를 막고 오랫동안 성행위를 지속하기 위한 방법으로 체위를 자주 바꾸는 것이 요령이라고 말했다. 어느 정도 흥분이 고조됐을 때 체위를 바꾸면 흥분의 단계가 아래로 내려가고 다시 시작할 수 있으므로 조루를 막을 수 있다.
“조루증이 있는 남성은 발기부전이 오기도 쉽습니다. 발기력이 원활치 않은 사람은 발기가 소실되기 전에 발기된 상태에서 빨리 성행위를 끝내려는 습관 때문에 조루증으로 굳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조루가 심한 사람은 성행위에 대한 자신감이 결여되어 파트너를 의식하게 됨으로써 나중에는 심리적 발기부전증으로 비화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 원장은 조루증과 발기부전이 동반되는 경우엔 발기부전을 먼저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루 수술을 먼저 하면 자칫 발기 자체가 안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발기부전의 원인을 먼저 찾아 약 3개월에 걸쳐 치료를 해 발기에 이상이 없음을 확인하고 조루 수술을 고려하는 것이 안전하다. 신경차단술은 귀두 부위 감각 저하, 약간의 통증 등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나 경미한 편이고 수술 후 곧바로 일상생활을 할 수 있을 만큼 간단하다.
“조루증이 있다고 무조건 신경차단수술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검사결과 감각과민이 원인일 때만 수술을 하고 나이가 많고 발기력이 떨어질 때는 수술에 더 신중해야 합니다. 감각 과민에 의한 조루환자가 아닐 경우엔 약물요법이나 행동요법을 병행하여 치료해야 합니다.”
한 원장은 신경차단수술만 고집할 게 아니라 귀두확대나 음경확대 수술 등 사람마다 상황에 맞는 다른 선택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기확대 수술은 바느질할 때 골무를 써서 찔리지 않도록 하듯이 자극에 대한 보호막을 형성해 조루증을 막을 수 있다. 조루를 막을 뿐만 아니라 성감을 높이므로 만족도가 높다.
“성행위를 거의 하지 않는 섹스리스 부부가 늘어난다고 하지만 의료기술의 발달로 섹스를 적극적으로 즐기는 사람도 과거보다 많아졌습니다. 인구의 40%가 조루로 고민하고 90%가 좀더 오래 섹스를 했으면 하고 바란다고 합니다. 치료를 통해 그런 희망을 충족시키는 것도 일종의 웰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지엽비뇨기과(www.sexyhan.com / 02-536-5282)
조루 예방을 위한 생활지침 1. 과도한 수음습관 등 지나친 자극을 피한다. 2. 생활을 규칙적으로 하고 성교를 피하거나 무리하지 않는다. 3. 체력을 강화하고 적절한 휴식을 한다. 4. 여자는 남자를 편안하게 해주고 절대로 원망하지 않는다. 5. 조루를 유발하는 요도염·전립선염·혈액성 질환을 빨리 치료한다. 6. 성에 대한 지식을 쌓아 남녀의 생리적 차이를 이해하여 오해를 해소한다. |
출처 : 주간조선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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