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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잡학다식(雜學多識)

은빛조약돌의 꿈 2012. 4. 29. 16:18

재미있는 잡학다식(雜學多識) 
 제야의 종은 왜 33번인가
새해 첫날이 밝는 자정, 서울 종로 보신각에서 제야의 종을 33번 치는 것은 조선시대에 이른 새벽 사대문 개방과 통행금지 해제를 알리는 타종, 즉 파루를 33번 친데서 연유한 것이다.

시계가 없던 시절, 사람들은 해를 보고 시간의 흐름을 짐작했다. 해시계가 보급된 후엔 좀 나아졌지만 밤중에 시간을 몰라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백성들에게 밤 시간을 알려주는 것이정부가 맡은 큰 일 중 하나였다. 자시 축시 인시 등으로 불렀던 하루 12시간 중 밤에 해당하는 5시간, 즉 술시에서 인시까지는 이를 초경 이경 오경으로 나누어 각 경마다 북을 쳤다. 또 각 경은 다시 5점(오점)으로 나누어 각 점마다 징이나 꽹가리를 쳤다. 한 경은 오늘날 시간으로 따지면 2시간, 한 점은 24분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 소리를 모든 주민이 들을 수는 없었기 때문에 사대문이 닫히고 주민 통행금지가 시작되는 이경(밤 10시경)과, 통행금지가 해제되는 오경(새벽 4시경)만큼은 종로 보신각에 있는 대종을 쳐서 널리 알렸다. 이경에는 대종을 28번 쳤는데 이를 인정(인정)이라 했고, 오경에는 33번 쳐 이를 파루라 했다.

 

인정에 28번을 친 것은 우주의 일월성신 이십팔수(28별자리)에게 밤의 안녕을 기원한 것이고, 파루에 33번을 친 것은 제석천(불교의 수호신)이 이끄는 하늘의 삼십삼천에게 하루의 국태민안을 기원한 것이었다.

 

 1주일의 유래
일주일은 왜 7일일까. 아주 오래 전 원시적인 날짜 세기를 하던 사람들에겐 '주일'이라는 개념이 없었다. 문명이 진보하면서, 사람들은 하루보다는 길고 한달보다는 짧은 기간 개념을 필요로 하게 됐다. 뭔가 계획을 짜서 활동하기 위해서는 맺고 끊을 수 있는 새로운 시간의 정의가 있어야 했다.

처음의 '주일'은 장날의 간격에서 비롯됐을 것으로 학자들은 추정한다. 가령 일부 서아프리카 종족들은 4일, 이집트인들은 10일, 로마인들은 9일마다 장을 열었다. 그들은 그 기간을 일주일 삼아 생활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다가 일주일이 7일이 된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다. 지금의 일주일은 그중 하나가 아니라 몇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이루어진 결과일 수도 있다. 보름 상현 하현 그믐 등 달의 위상변화 간격이 대략 7일이라는 것, 고대 바빌로니아인들이 7을 신성한 숫자로 생각했다는 것, 오래 전 인류가 하늘에 7개의 천체가 존재한다고 믿었다는 것, 유태교의 안식일 의식에서 영향받았다는 것 등이 자주 인용되는 설이다.

 

그 가운데 천체의 숫자와 관련이 있다는 설은 현재의 요일명이 실제 그 천체들의 이름을 따온 것이라는 점에서 상당한 설득력을 갖고 있다. 망원경이 나오기 전까지 사람들은 하늘에 별을 제외하고 7개의 천체가 있다고 생각했다. 해, 달,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이 그것이다. 영어로 된 요일명은 이 천체들, 또는 각 천체에 해당하는 신화 속 신의 이름에서 따온 것들이다.

 

 2월은 왜 짧나
1년 열두달 중 가장 작은 달은 2월이다. 다른 달들은 30일 아니면 31일로 돼있는데 2월은 28일, 윤년이 돌아와도 29일 밖에 안된다. 여러 달 가운데 하필 2월이 가장 짧은 것은 왜일까.

  로마인들이 쓰던 달력은 처음엔 March(1월)부터 December(10월)까지 달 이름이 10개 밖에 없었다. 11월과 12월에 해당하는 두 달은 이름조차 없이 무시됐지만, 그 기간이 농한기이기 때문에 로마인들은 별로 불편해하지 않았다. 기원전 8세기경 누마 폼필리우스 왕은 제대로 된 달력의 필요성을 느끼고 새 달력을 고안했다.

 

  누마는 1년을 355일로 정했다. 달의 움직임에 맞춘 것이었다. 누마는 비어있는 11월과 12월 자리에 January와 February의 두 달을 추가해 열두달 체제를 만들었다. 로마인들은 짝수를 불행한 숫자라고 믿었으므로, 누마는 열두달 중 일곱 달은 각각 31일, 네달은 각각 29일로 정했다. 그러다보니 1년 355일을 채우려면 어쩔 수 없이 28일 짜리 짝수 달이 하나 필요해졌다. 누마는 1년의 마지막 달이자 한겨울에 속해있는 February를 그 달로 선택했다. January와 February가 한해의 시작인 1, 2월의 이름으로 바뀐 것은 그로부터 수세기가 흐른 뒤의 일이다.

 

  일설에는 로마인들이 원래 30일로 돼있던 8월을 31일로 늘리기 위해 2월에서 하루를 빼내가는 바람에 2월이 작아졌다는 얘기가 있다. 아우구스트 황제를 따 이름지은 8월(August)이 30일 밖에 안되는 것을 불경스럽게 여겼기 때문이라는 설명인데, 그다지 신빙성은 없다.  February의 유래와 변천에 대해서는 몇가지 설들이 더 있으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그 짧은 달을 로마인들이 매우 탐탁지 않게 생각했다는 사실이다.

 

 신호등 색깔
신호등의 적색은 `정지'를, 녹색은 `진행'을 뜻한다.이는 세계 각국이 공통이다. 누가 이렇게 정했을까? 신호등 시스템을 처음 개발해 쓰기 시작한 것은 철도 종사자들이었다. 피의 색깔인 적색은 인류 역사 이래 '위험'의 신호로 널리 통용돼왔기 때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기차 사고를 막으려고 붉은 셔츠를 벗어 깃발 대신 흔든 어떤 농부를 기리기 위한 것이라는 얘기도 있지만, 그건 근거없는 속설이다.

 

  적색 이외의 신호등 색깔은 몇차례 변화를 겪었다. 철도 초창기인 1830~40년대에는 녹색이 `주의',백색(무색)이 `진행'신호로 이용됐다. 그런데 백색등은 일반 조명과 구분이 잘 되지 않는 단점이 있었다. 뿐만 아니라 1914년경 미국의 한 역에서 큰 충돌 사고가 났다. 적색 정지신호등의 색유리가 깨져 있는 바람에 기관사가 백색등으로 착각하고 그냥 달려버린 것이다. 그후 철도 운영자들은 녹색을 `진행' 신호로 바꿔쓰고, `주의'신호는 황색으로 대체했다. 황색을 새로 도입한 것은 황색이 나머지 두 색깔과 가장 선명히 대비되는 색이기 때문이다.

 

  철도 신호 시스템은 이후 일반 교통신호등으로 확산됐다. 1914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브랜드 시내에 처음 전기 교툥신호등이 설치됐을 때는 적색과 녹색의 두가지 신호만 사용했다. 그러다 1920년대 초 디트로이트에 최초의 근대적인 자동 교통신호등이 등장하면서 적-황-녹색 시스템이 본격 채택됐으며, 이것이 모두 교통통신등의 원조가 됐다.

 

 자명종과 잠
  중요한 일이 있어 자명종을 맞춰놓고 잠을 잘 때, 자명종이 울리기 직전에 눈을 번쩍 뜨는 경우가 있다. 그저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강박관념이나 잠재의식 때문이라면, 왜 하필 자명종 소리가 나기 직전에 맞춰 잠을 깨는 것일까.

  과학자들은 이 현상을 생체리듬과 조건반사가 합쳐져 일어나는 것으로 설명한다. 사람은 24시간을 주기로 하는 일종의 「생체시계」를 몸 안에 하나씩 갖고 있다. 때가 되면 잠이 깨는 것도 이 생체리듬의 결과다. 하버드대학 찰스 차이슬러박사는 잠에서 깨어나는 생체리듬은 체온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체온은 정오 쯤 가장 높고 이른 아침에 가장 낮은데, 이른 아침 체온이 최저점에서 다시 상승할 때 잠을 깨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취침시각이 불규칙해도 일어나는 시각은 대개 일정하고, 야근을 하는 사람이 낮에 잠을 충분히 자도 피곤함을 느끼는 것은 이런 생체리듬 때문이다.

 

  새벽에 체온이 올라 잠이 깨기 시작하면, 그 이후는 얕은 잠을 자게 된다. 자기도 모르게 자다 깨다를 반복하기도 한다. 조건 반사가 작용하는 것은 이때부터다. 대부분의 기계식 또는 전기식 시계는 자명종이 울리기 직전 '짤깍' 하는 미세한 소리를 낸다. 제때 일어나야 한다는 날카로운 잠재의식 속에 얕은 잠을 자다가, 이 소리를 듣는 순간 소스라치듯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예비음향」을 내지 않는 최신식 전자식 시계를 갖고 있는 사람은 자명종이 울리기 전에 깜짝 놀라 잠을 깨는 이상한 경험은 더이상 하지 않게 될 것이다.

 

 길이 왜 막히지?
  고속도로에서 까닭 모를 정체를 겪는 때가 있다. 사고도 난 것도 아니고, 도로가 좁아지는 구간도 아니다. 그런데도 한참 동안 극심한 정체가 생겼다가, 어느 순간 거짓말처럼 뻥 뚫린다. 어떻게 해서 그런 일이 생기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이를 '충격파 효과'(Shock-Wave Effect)라고 부른다. 이것은 한적한 고속도로에서는 일어나지 않고, 차량이 어느 정도 이상 붐비는 상황에서 발생한다.

  주범은 주위의 교통흐름에 균형을 맞추지 않고 속도를 떨어뜨리는 극소수의 자동차다. 고속도로에서는 모든 운전자들이 거의 일정한 속도로 달린다. 자연히 운전자들의 감각과 리듬도 그 속도에 적응돼있다. 그런 상태에서 속도가 갑자기 떨어지면, 운전자들은 불안감을 갖게 된다. 앞차에서 브레이크등이 켜지면 불안감은 더 커진다. 그렇게 되면 뒷차의 운전자는 필요 이상으로 속도를 줄이게 되고, 이 영향이 연쇄적으로 파급되면서 몇㎞ 후방에서는 가공할 정체가 빚어지는 것이다.

 

  '충격파 효과'는 영동고속도로나 호남고속도로 처럼 2차선 도로에서 특히 잘 일어난다. 1차선(추월차선)을 달리던 어떤 차가 무슨 연유로든 속도를 줄였을때, 뒤를 따르는 차들이 대책 없이 함께 속도를 줄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진입 램프가 있는 구간에서도 '충격파 효과'는 왕왕 나타난다. 맨 오른쪽 차선을 달리는 운전자들은 전방 진입램프에서 다른 차가 들어오는 것이 보이면 긴장해서 속도를 줄이거나 왼쪽의 빠른 차선으로 옮겨간다. 원래의 빠른 차선을 진행하던 자동차는 다시 이를 피해 더 빠른 왼쪽 차선으로 옮겨가거나, 아니면 브레이크를 밟아야만 한다. 이 연쇄작용이 멀리 후방에 '충격파 효과'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외국의 일부 고속도로는 이를 막기 위해 진입램프에 센서가 부착된 신호등을 설치, 오른쪽 차선을 주행하는 차량이 없을 때에만 진입을 허용하기도 한다.

 

 왼손포수 왜 없나
  야구선수 중에 왼손잡이 포수(캐처)는 왜 없을까? 오케스트라 연주자 중에 왼손잡이 바이얼리니스트는 왜 없을까? 물론 아주 없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개인적인 취미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몰라도, 프로페셔널 가운데서 이 분야의 왼손잡이를 찾기는 힘들다. 그만큼 왼손잡이에게 극단적으로 불리한 분야라는 얘기다.

왼손 포수가 드문 것은 타자들 대부분이 오른손잡이인 까닭이다. 오른손 타자는 포수 쪽에서 보아 왼쪽 타석에 서있으므로, 왼손 포수가 2루나 3루에 마음껏 공을 던지기 어렵다. 도루 견제를 제대로 못하는 포수는 포수라고 할 수가 없다.

미국 메이저리그 역사상 왼손잡이 포수는 한손으로 꼽을 정도였다. 그중 이름이 남아있는 선수가 1958년 시카고 컵스의 데일 롱, 1980년 시카고 삭스의 마이크 스콰이어스 정도인데, 둘다 딱 2게임씩 뛰고 직업을 바꿨다.

 

오케스트라에서 왼손 현악기 연주자가 드문 이유는 연주장면을 상상해 보면 금방 짐작할 수 있다. 서로 다른 방향으로 격렬하게 활을 움직이는 바이얼린 주자의 모습은 하모니가 아니라 결투 장면을 연상시킬 것이다. 또, 단원 중에 섞여 있는 왼손 주자는 오케스트라 배치의 대칭성을 깨뜨려 관객의 시각적 즐거움을 빼앗게 될 것이다.

 

이런 한계 때문에 악기점에서 왼손 바이얼린을 구하기도 쉽지 않다. 일반 바이얼린을 왼손잡이용으로 개조할 수는 있지만, 그럴 경우 원음의 섬세함을 그대로 살리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위아래 줄만 바꿔 끼우면 되는 게 아니라 지판이나 내부 부품들도 정교하게 재배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웬만큼 이름이 있는 제품을 왼손잡이용으로 개조할 경우 외국에서는 수천달러의 비용을 요구한다.

 

 일출과 일몰
  일출과 일몰의 정확한 정의는 무엇일까. 매일 신문에 나오는 일출과 일몰시각은 어떻게 측정되는 것일까. 정의는 간단하다. 일출은 태양의 맨 윗부분이 수평선(또는 지평선)에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일몰은 태양의 맨 윗부분이 수평선 밑으로 막 내려갔을 때를 말한다.

 

그러나 과학자들이 일출시각과 일몰시각을 실제로 해가 뜨고 지는 것을 보면서 측정하는 것은 아니다. 동원되는 것은 오로지 수학적 계산 뿐이다. 위도와 경도에 지구의 공전궤도 데이터를 집어넣으면 심지어 수십년 수백년 후 특정일의 일출 일몰 시각을 계산해낼 수 있다. 주변지형은 무시된다. 산악지방에서도 '과학적'인 일출 일몰 시각은 가상의 해발 수평선(지평선)을 기준으로 해서 산출된다.

따라서 이 '과학적' 일출 일몰시각과 육안으로 관측하는 시각에는 차이가 생길 수 밖에 없다. 주변에 바다가 없는 곳에서는 그 격차가 더 커진다. 더욱이 신문에 게재되는 '공식적'인 일출 일몰시각은 변수가 하나 더있다. 국내 중앙일간지에 실리는 일출 일몰시각은 서울을 기준으로 계산된 데이터다. 결국 자기가 사는 지역의 정확한 일출 일몰시각을 알고 싶으면 천문대에 문의해보는 수 밖에 없다.

 

이밖에도 정확한 일출 일몰을 볼 수 없게 하는 또다른 물리학적 현상이 있다. 비록 탁트인 바닷가라 할지라도, 우리가 보는 일몰은 진짜 일몰이 아니다. 그 시각에 실제 태양은 이미 수평선 밑에 가라 앉고 없다. 대기층이 빛을 굴절시키기 때문에, 우리는 수평선 아래 숨어있는 태양에서 꺾여 들어온 빛을 보고 아직 해가 떠있는 것으로 착각하는 것이다. 이 시차는 대략 3분 정도다.

 

일출때도 마찬가지다. 똑같은 원리로 우리는 태양이 수평선 위로 실제로 올라오기 전에 미리 태양을 보게 된다. 말하자면 우리는 해뜨기 전과 해가 진 후에 몇분간 여분의 태양 빛을 더 보고 있는 셈이다.

 

 새끼비둘기는 없나
  공원이나 도심 광장의 비둘기 떼 속에서 새끼비둘기를 본 적이 있는가? 어미닭과 병아리처럼 엄마 비둘기와 어울려 노는 어린 비둘기를 본 적은 있는가? 왜 우리는 그런 모습을 볼 수 없는 것일까?

비둘기는 주로 절벽, 계곡, 암석지대에 둥지를 짓고 산다. 다리나 빌딩 턱 같은 인공구조물에 집을 짓는 것도 그에 못지 않게 좋아한다. 하지만 나무에는 둥지를 틀지 않는다. 이런 둥지를 굳이 찾아내 '습격'하지 않는 한, 우리는 새끼 비둘기를 볼 수 없다.

 

비둘기는 극도로 활발한 신진대사 능력을 갖고 있다. 새끼 비둘기는 매일 자기 몸무게에 비해 엄청나게 많은 양의 먹이를 먹는다. 그 결과 성장속도가 눈부시게 빨라, 엄마 비둘기가 자식을 둥지 밖으로 내찰 때쯤 되면 벌써 몸집이 어른 비둘기와 같거나 비슷해져 버린다. 그렇게 되기까지 태어나서 한달이 채 안 걸린다. 따라서 새끼 비둘기가 엄마 품에서 독립해 나와 사람들 눈에 띌 즈음이면 이미 여느 비둘기와 구별이 되지 않는다.

혹시 어미 비둘기와 어린 비둘기가 사이좋게 종종거리는 장면을 봤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십중팔구 다른 종류의 두가지 새를 본 것이다. 몸집이 비슷한 비둘기들 사이에서 나이든 비둘기와 어린 비둘기를 구분하는 유일한 방법은 깃털 관찰이다. 어린 비둘기들은 깃털이 상대적으로 세련되지 못하고 누덕누덕한 느낌을 준다. 꼬리 부분이 특히 그렇다. 같은 색깔의 비둘기 중에서는 나이든 비둘기의 깃털 빛깔이 더 밝다.

 

 X등급 영화
  흔히 'X등급 영화'는 포르노를 뜻하는 것으로 아는 사람들이 많다. XXX등급은 정도가 훨씬 노골적인 포르노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본래 'X등급=포르노'는 아니다.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을 받은 '미드나잇 카우보이'나 스탠리 큐브릭의 명작 '클락웍 오렌지'도 X등급이었다.

미국에서는 대부분의 영화에 MPAA(미국영화협회)가 등급을 매긴다. G(미성년자 관람가), PG(부모동반 필요), PG-13(13세 이하 부모동반 필요), R(미성년자 관람불가)의 4등급이 있다. 영화사가 MPAA로부터 등급을 받으려면 1천달러 안팎의 심의료를 내야 한다. 그렇다고 등급 부여가 법적 강제사항은 아니다. 하지만 60년대 등급제가 도입된 이후 영화들은 등급의 울타리 안에서 표현의 자유를 더 확장할 수 있게 됐고, 많은 신문들이 등급 없는 영화 광고 접수를 거부함으로써 대부분의 영화사들이 자발적으로 이 제도에 참여하게 됐다.

X등급은 처음엔 오로지 성인용으로만 적합한 모든 영화를 가르키는 용어였다. MPAA는 X등급에 대해서는 협회 승인 없이 원하는 제작자가 마음대로 붙일 수 있게 했다. 저예산 영화 제작자들에게 심의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였다.

 

그러던 것이 X등급은 점차 포르노영화를 말하는 것으로 의미가 변질돼갔다. 그러자 메이저 영화사들은 X등급 영화 배급에서 손을 떼기 시작했다. 포르노 제작자들은 그들대로 다른 장르의 진지한 영화들이 X등급을 표방하는 것을 꺼렸다. 관객을 헷갈리게 만들어 자기네 장사를 망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진짜 포르노'를 '사이비 X등급'과 구별하기 위한 일종의 농담으로 'XXX등급'이라는 표현을 쓰기 시작했다. 한번 인플레가 시작됐으므로, 앞으로는 X가 5개나 10개쯤 붙은 포르노가 나올는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