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나라

경수로와 중수로의 차이점

조약돌의꿈 2017. 3. 18. 21:11

[핵무기] 경수로와 중수로의 차이점

 

90년대 초부터 KEDO를 통해 한국형 원자로를 북한에 지원한다고 해서 이때에 사용되는 경수로가 언론에

많이 보도 되어서 일반사람들도 경수로, 중수로라는 원자로형에 대해 이름을 많이 들어봤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차이를 아시는 분들은 많지 않죠. 발전용 원자로의 구분을 정할때는 주로 그 원자로가 사용되는

감속재를 기준으로 정합니다.

감속재는 말 그대로 속도를 감속시키는 재료를 말합니다. 발전용 원자로는 핵무기와는 달리 핵분열 속도를 감속

시켜야 합니다.

핵무기는 핵분열 속도를 빨리 해야죠. 20세기 초에 이미 연구에 의하여 핵분열을 물이나 흑연(연탄이죠)속에서

발생시키면 중성자가 감속되어 핵분열을 감속시킨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즉 경수로는 핵 연료봉(Fuel Assembly)을 경수에 담가놓고 분열을 시키는 원자로이고 중수로는 중수에

담가놓고 분열시키는 원자로입니다. 이외에도 구 소련권에서 사용되는 흑연 감속로도 있습니다.

경수는 일반물입니다. H2O 입니다. 물론 발전소에서 사용할때는 불순물이 없는 순수하게 처리된 일반물을

사용합니다.

중수는 우리가 쉽게 접하지 못하는 특수한 물입니다.

 

자연계에서는 바닷물속에 0.7% 정도밖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중수는 H2O가 아닌 D2O라고 합니다.

중학교때나 고등학교 때 화학시간에 원소기호를 배웠을 것입니다. 그때 생각을 잘 떠올려 보시면 수소는 양성자

한개와 전자 하나로 이루어져 있고 무게는 1 이라는 것이 기억나시나요? 그런데 이 수소원자에 중성자가

하나더 포함되어 무게가 2인 수소가 있습니다.

이러한 수소를 중수소라고 하죠. 또 중성자가 2개인 삼중수소도 있습니다. 그래서 물을 이룰때 H2O에서

수소원자가 일반 수소가 아닌 중수소로 이루어진 물(D2O)을 중수라고 합니다. 이 중수를 감속재로 사용하는

원자로가 중수로 입니다.

 

경수로는 더 세부적으로 2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가압경수로(PWR)과 등압경수로(BWR)입니다.

가압경수로는 감속재에 평균이상의 많은 압력을 가하는 것이고, 등압경수로는 압력을 가하지 않습니다.

가압경수로에서 감속재에 압력을 가하는 이유를 우리 모두가 알고있는 물의 끊는온도때문입니다.

물은 100도에서 끓는데 만약 물에 압력을 가하면 끓는 온도가 올라갑니다.

100도 이상에서도 기화되지 않고 액체 상태로 존재하게 됩니다.

 

원자로는 굉장히 높은 열을 발생시키므로 만약 감속재가 끓어서 기체가 되면 감속효과가 현저히 줄어듭니다.

그래서 감속재에 압력을 가합니다. 제가 기억하기로는(정확치는 않습니다. 오래되서) 가압경수로의

감속재(경수)400도정도에도 끓지 않도록 압력이 가해집니다.

굉장히 높은 압력이죠. 우리나라에는 이 가압경수로(고리, 울진, 영광)와 중수로(월성) 두 종류가 있습니다.

가압경수로는 미국 기술이기 때문에 원자력 발전소가 처음도입되던 시기에 미국 WestingHouse 로부터

기술이전(Turn Key Base) 되었습니다. 그 후 박정희 대통령 정부가 원자력 기술의 미국의존도를 낮추고

또한 원천기술 공급루트의 다원화를 꾀하기 위해 캐나다 표준 원자로인 중수로(CANDO)를 도입하게 됩니다.

그후 80년대 이후부터 가압경수로의 국산화에 노력한 끝에 90년대부터 기술자립도 95% 이상의 한국형

원자로가 나오게 됩니다.

 

한국형 원자로의 초기형은 90년대에 건설된 울진 3,4호기 입니다. 원자로가 도입된지 20년도 채 되지않아

우리기술로 설계/건설/운영/사후관리가 이루어지는 원자로가 생긴 것입니다.

기술자립도가 100%가 되지 않은 것은 어쩔수 없는 부분, 즉 핵연료를 우리가 정치적/경제적으로 만들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부분입니다.

우리나라는 세계 10위의 원자력발전 시설을 갖추고 있는 나라이고 기술부분에서는 그 이상의 순위를 갖고

있습니다. 가압경수로 부분에서는 일본을 제치고 있는 원자력 선진국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핵폐기물저장시설을 갖추지 못한 불행한 나라이기도 합니다.

 

핵폐기물은 단순히 폐기물이 아닌 보물입니다. 핵무기 제조용이 아닌 연구나 산업부문에서 필요한 원료를

이 핵폐기물에서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핵폐기물저장시설이 없어서 비싼값으로 해외에서 전량

수입합니다.

병원에서 MRI 장비에 쓰이는 원료도 모두 수입입니다. 아마 나중에 핵폐기물저장시설이 갖추어 지면 MRI

촬영비용도 감소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시설이 주는 혜택중에서 우리가 쉽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이겠죠.

 

보충) 글을 마칠려다 생각해 보니까 경수로와 중수로의 핵연료부분에서 중요한 부분이 남아있습니다.

이것은 경수로와 중수로의 장단점 부분입니다. 경수로는 농축우라늄을 핵연료로 사용합니다.

농축우라늄은 보통 [우라늄을 농축시킨것이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이에 대한 설명은 다음기회에 한번더 설명드리겠습니다. 내용이 많아서 원하시는 분들이 질문하시면

말씀드리겠습니다. 중수로는 일반 천연우라늄을 핵연료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 경수로는 핵연료를 농축우라늄을 사용하기 때문에 우라늄 농축시설이 있어야 합니다. 연료제작비가 많이

들어가죠. 하지만 감속재는 일반물인 경수이므로 감속재 비용은 적게 들어갑니다. 중수로는 연료가

천연우라늄이므로 연료제작비가 적게 들어가지만 감속재로 쓰이는 중수비용이 많이 들어갑니다.

로 장단점이 있는 것이지요. 농축우라늄은 전량 미국에서 수입하고, 중수는 전량 캐나다에서 수입합니다.

 

마지막으로 차이점을 설명드리면 경수로에서는 거의 불가능하지만 중수로에서는 쓰고 난 핵연료를

재처리하면 플루토늄을 생산해낼수 있습니다. 경수로에서는 핵무기 재료를 구할 수 없어서 북한에 기존

흑연감속로대신 경수로를 지어주려고 하는 것입니다. 또한 박정희 정부가 중수로를 미국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힘들게 도입한 이유가 이때문이라고 말하는 설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