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취미

대게 VS 붉은 대게

조약돌의꿈 2009. 3. 16. 15:56

대게 VS 붉은 대게

푸른 바다에서 건져낸 보양식! 울진 대게

이른 봄에 가장 맛있는 대게. 미식가라면 제철 해산물의 맛을 경험하기 위해 대게 여행을 떠난다. 보통 꽃게보다 크기가 크고 다리가 길다고만 알고 있는 대게.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어획되는 대게는 보통 2종류로 나뉜다. 도시 곳곳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대게를 팝니다’ 트럭은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붉은 대게’를 판매하는 경우가 대부분.

붉은 대게는 주로 수심 2천 미터에서 서식하기 때문에 먼 바다에 나가서 통발 포획을 한다. 한 번 출항하면 5박 6일 이상 걸리기 때문에 일반 고기잡이 배와는 크기에서부터 차이가 난다. 일반적으로 먹이를 넣은 통발을 바다에 던져 넣고, 통발 속에 들어온 대게를 잡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반면 수심 50~500미터 사이에 주로 서식하는 대게는 바다 밑에 그물을 늘어뜨린 뒤 일주일이나 20일 후쯤 그물에 걸린 대게를 끌어올려 잡는다. 이 방법은 울진 연안에서 주로 이용되는 방법으로 ‘어구실명제’와 함께 효과적인 대게 포획과 관리를 가능하게 해준다.

 

싸고 달아 서민 간식으로 으뜸~
붉은 대게의 진면목

오랫동안 ‘홍게’라고 불렸던 붉은 대게. 고운 우리말을 찾자는 운동에 따라 요즘은 어민들도 ‘붉은 대게’라고 고쳐 부른다.

붉은 대게는 겉모양은 대게와 거의 흡사하지만 온몸이 강렬한 붉은 빛을 내뿜어 그 차이를 쉽게 구별할 수 있다. 대게에 비해 잡히는 양도 많아 가격도 1/3 수준. 각종 대게 가공식품의 주원료는 모두 붉은 대게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대게의 고장, 울진 사람들은 그래서 값싸고 흔한 붉은 대게를 더욱 즐겨 먹는다. 대게보다는 살이 덜 차 있어 웬만해서는 포만감을 느끼지 못하지만 다리를 분질러 쏙쏙 빨아먹는 재미가 있어 중독성이 강하다는 것. 반면 맛이 담백한 대게는 한두 마리만 먹어도 배가 불러 많이 먹지 못한다. 어떤 것을 선택하든 대게 속살의 맛은 직접 경험해야 제대로 알 수 있다.

 

 

청정지역에서 건진 맛, 울진 대게
대게는 주로 경북 이북의 동해안에 서식해 울진, 영덕군 연안에서 어획된다. 대한민국 1개 군마다 한 개의 수산협동조합이 있기 마련인데 울진과 영덕은 해안선이 길어 수협이 2군데다. 바다가 준 풍성한 혜택으로 주민들은 밥벌이를 한다. 흔히 ‘대게’하면 영덕을 떠올리기 마련. 그 옛날 울진은 교통이 발달하지 않은 오지라 서울이나 안동 등 내륙으로 이동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 때문에 울진에서 잡힌 대게들은 대부분 교통망이 좋은 영덕 강구항으로 집하되었던 것. 그러다 7번 국도가 뚫리고 울진을 오가는 교통이 좋아지면서 ‘울진 대게’는 당연한 명성을 되찾게 되었다.

경상북도 최동북단에 위치한 울진. 올해 ‘2009 울진세계친환경엑스포’가 열릴 정도로 때 묻지 않은 천혜의 환경으로 진가를 인정받고 있다. 뭐니 뭐니 해도 친환경 울진군을 대변하는 것은 바로 대게. 북쪽에 위치한 죽변항, 영덕군과 맞닿아 있는 후포항은 매일 아침 대게 경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대게는 주로 울진군 평해읍 연안에 있는 왕돌초 주변에서 어획된다. 후포항에서 동쪽으로 23㎞ 떨어진 곳에 위치한 수중암초인 ‘왕돌초’는 남북으로 길게 돌출된 최고의 대게 서식지. 대게는 물론 오징어 등 활발한 어업활동이 이뤄지는 동해 해양생태계의 중심지다. 어민들은 지역민의 생계를 책임지는 ‘왕돌초’를 보존하고 수중생태환경을 개선하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울진군은 어획을 하는 지역의 좌표에 선박명을 게재하는 어구실명제를 도입하고, 10여 년 전부터는 금어기를 이용, 바다에 방치되어 있는 어구를 거둬들이고 있다.  또한 3~4년이 지나면 자체적으로 생분해되는 그물을 사용해 생태계 보존에 힘쓰고 있다. 밥벌이를 시켜주는 고마운 바다를 스스로 지키자는 소박하고 당연한 배려인 셈이다.

 

우리가 지켜야 할 국산 대게 브랜드
예로부터 살이 꽉 찬 최상품 대게에는 ‘박달대게’라는 칭호를 부여했다. 보름 밥을 먹고 잡은 게가 최고라는 이야기도 많았다. 살이 꽉 찬 대게는 색깔이 누렇고, 맛이 고소하기 이를 데가 없다. 그 명성 때문에 수산시장과 대게 경매장에 와서도 ‘박달대게’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요즘 최상품 박달대게를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 1천 마리를 잡으면 1마리 나올까 말까 하다는 어민의 말처럼, 최고의 대게를 찾기란 쉽지 않다. 살이 꽉 찬다는 2~3월에도 70% 정도만 살이 찬 대게가 대부분. 대게 잡이가 활성화되면서 그 수가 크게 줄어 암게 포획이 금지된 상태다. 해양수산부에서는 대게잡이를 11월 1일부터 5월 말일까지로 제한하고 있다. 풍요로울 때 더 관리하고 지켜야 할 바다의 보고이기 때문이다.

대게 관련 음식이 나오는 CF를 보면 다리를 부러뜨려 살이 쏙 빠지는 관경을 클로즈업하곤 한다. 하지만 살이 야물게 꽉 찬 대게는 이렇게 살이 빠지지 않는다. 얇고 딱딱한 껍질이 살로 꽉 차 있어서 젓가락으로 꼼꼼하게 파먹어야 하는 것이 A급이라고. 산지 사람들은 얄미울 정도로 속이 차 있는 대게만 고른다. 노란빛이 도는 것이 속이 꽉 찬 것이다. 하지만 크기와 살이 찬 정도에 따라 마리당 가격은 5천 원에서 10만 원까지 천지 차이가 나기 때문에 주머니 사정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봄철 대게 축제 info

울진국제대게축제

기간 2009년 4월 3일~4월 8일

행사 내용
울진대게 김밥말이, 대게요리 무료시식 등

장소
울진군 후포항 한마음광장

영덕대게축제

기간
2009년 3월 20일~3월 22일

행사
내용 거리공연, 대게요리 만들기 등

장소
영덕군 삼사해상공원 및 강구항 일원

출처 : 여성조선 2009.03.12
진행 이미종 기자ㅣ사진 박종혁ㅣ협조 울진후포수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