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취미

지금은 대게잡이 시즌

조약돌의꿈 2009. 3. 21. 20:54

제철 별미를 찾아 떠났다!
지금은 대게잡이 시즌


푸른 바다에서 건져낸 보양식! 울진 대게

반가운 봄바람에 짙푸른 바다도 일렁거린다. 추운 겨울을 보내며 살이 통통하게 오른 대게가 뭇사람을 유혹한다. 청정지역으로 유명한 울진, 그곳 바다에는 지금 물오른 대게가 가득하다.

1 순식간에 게를 깔고 재빠르게 경매가 진행된다. 단 20분 만에 OK.

2 금방이라도 집게발을 내밀 것 같은 대게.

3 살아있는 대게는 스티로폼에 얼음을 가득 담아 포장한 뒤 전국 각지로 배송된다.

4 경매가 끝나면 금세 또 배가 들어와 빨간 모자를 쓴 경매 진행자는 오전 내내 쉴 틈이 없다.

5 한눈에 크기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한 줄로 쭉 깔아놓은 대게. 보기만 해도 부자가 된 것 같다.

6 이른 봄에도 항구의 새벽은 쌀쌀하기만 하다. 삼삼오오 모여 회를 파는 아주머니들이 정겹다.

7 차고 넘치는 대게. 크기가 작거나 다리가 떨어진 B급 은 행인의 차지가 되기도 한다

후포항의 새벽

서울에서 쉼 없이 자동차로 5시간을 달려 도착한 울진. 그 아름답다는 7번 국도의 정취를 즐길 새도 없이 새벽 항구에 도착했다. 겨울 여행의 백미, 최근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잦아진 울진 대게 경매를 보기 위해서였다.

새벽 5시 30분…. 후포항은 이른 아침을 맞는다. 항구를 밝히는 노란 불빛, 순서를 기다리듯 재빠르게 항구에 정박하는 오징어 배들. 숨겨둔 보따리를 풀어내듯 어민들은 빨간 대야마다 문어, 학꽁치, 가자미를 사이좋게 담는다. 삼삼오오 소규모로 이뤄지는 경매는 눈 깜짝할 사이에 100m에 이르는 길을 훑어낼 정도로 재빠르다. 보드 판을 찰칵 닫는 소리가 경쾌하게 울려 퍼지면 금세 낙찰이 이뤄진다. 크기가 작아 경매가 이뤄지지 않은 골뱅이는 현장을 기웃거리던 눈치(?) 빠른 손님에게 단돈 5천 원에 팔리기도 한다. 철 막대로 오늘의 수확물이 담긴 바구니를 쉭쉭 끌고 가는 주민들의 날쌘 몸놀림에 이방인의 가슴이 설렌다.  

연안에서 금방 건져낸 해산물들이 속속 주인을 찾아 자리를 옮긴 후에도 여전히 항구에 정박해 있는 커다란 배가 눈길을 끈다. 바로 5박 6일의 항해를 끝내고 돌아온 붉은 대게 선박이다. 얼음과 뒤엉켜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붉은 대게더미는 상자에 담고 또 담아 도르래로 끌어올려도 끝이 없다. 작업 속도가 유난히 더디지만 힘센 어부의 손동작과 정직한 땀이 만선의 기쁨을 드러낸다. 후포항의 새벽을 빛내는, 이른 봄에 가장 맛있다는 대게다.

1 경매를 마친 어선은 아침이 오기 전에 귀가를 서두른다.

2 붉은 대게는 가공공장으로 옮겨져 우리의 입을 유혹하는 다양한 식품으로 만들어진다.

3 소라, 꽃게, 가자미, 골뱅이, 문어…. 많은 양은 아니지만 바다의 혜택은 풍성하다.

4 긴 여정을 마친 붉은 대게 배가 만선을 알린다. 힘센 장정들도 벅차기만 한 대게 상자.

호각소리가 힘찬 대게 경매장의 아침

이른 새벽 크고 작은 경매를 끝내고 평온함을 되찾았던 항구는 또 한 번 전쟁을 치른다. 대게 경매가 이뤄지는 후포수협 판매관리과 앞에는 정박을 신고하는 선주들로 장사진을 이룬다. 오전 8시, 힘찬 사이렌 소리와 함께 대게 경매를 알리는 방송이 나오면 경매장 앞은 시골 5일장처럼 숨이 가쁘다. 조업 나갔다 만선의 기쁨을 안고 오후에 돌아온 대게잡이 배들은 대게를 활어통에 넣어두었다 새벽 차로 실어와 경매에 나선다.

살아있는 생물이라 신선도에 따라 값이 매겨지므로 경매 방송 시작과 동시에 어부와 경매 참가자는 더욱 분주해진다. 익숙한 손길로 대게를 크기별로 분류해 일렬로 늘어뜨리는 어부들. 혹여 옆으로 기어가버릴까 전부 배를 하늘로 향하게 뒤집어 놓는다. 이는 또한 한눈에 대게의 크기와 상태를 볼 수 있게 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경매는 수협에서 지정한 중매인만이 참여할 수 있다. 번호를 새긴 모자를 쓴 채 긴박하게 금액을 적어내는 모습은 쪽지시험을 보는 학생처럼 진지하다. 나무 보드 판이 닫히는 소리가 경쾌하게 들리고 낙찰이 완료되면 이젠 대게를 실어 나르느라 부산해진다. 경매가 끝나면 또다시 배가 들어오고, 밀물과 썰물이 교차되듯 다시 경매가 진행돼 12시까지는 쉴 틈이 없다. 경매장에 펼쳐진 대게 떼들이 바로 이 고장의 자랑이자 힘이다.

1 학꽁치, 고등어…. 도시 사람들이 구이로 먹는 생선을 산지 사람들은 신선한 회로 즐긴다.

2 호각소리가 울리면 참가자들이 몰려들어 경매장은 열기로 뜨겁다.

3 무거운 대게 꾸러미가 어깨를 상하게 할지언정 마음은 풍요롭기만 하다.

4 찰칵~ 찰칵! 8번 50마리 낙찰! 경매 진행자의 방송과 함께 낙찰이 이뤄진다.

5 동이 트면 항구에는 그물 손질을 하는 어민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부지런하고 성실한 바닷사람.

6 크기별로 대게를 죽 늘어뜨리는 어민들. 대게는 90% 이상이 철분으로 이뤄져 공기와 닿으면 부식한다. 죽은 대게도 배를 위로 향하게 두는 이유는 상하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출처 : 여성조선
진행 이미종 기자ㅣ사진 박종혁ㅣ협조 울진후포수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