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식보다 인스턴트 음식이 더 문제
얼마 전 한 언론사와 인터뷰를 했습니다. 기자는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비만 인구가 늘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했지요. 흔히 비만이나 서구형 암이 늘고 있는 원인을 ‘서구화된 식습관’에서 찾습니다. 우리 고유의 음식 문화는 채식 위주였지만 최근 몇 십 년 사이 육류 중심의 기름진 밥상을 받게 됐기 때문이죠. 만약 서구화된 식생활이 문제라면 서양인들은 과거부터 계속 비만으로 골치를 썩었을 겁니다. 하지만 서양인들의 비만은 최근 수십 년 사이에 발생한 문제입니다. 단순히 육식을 많이 하는 식습관 자체가 비만을 일으킨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리가 있죠.
현재 많은 음식들이 반조리 상태로 공장에서 쏟아져 나옵니다. 전자레인지에 데우거나 끓는 물을 붓기만 하면 되는 음식들이죠. 과대 광고나 과대 선전으로 소비자를 속이는 경우도 흔합니다. ‘제로 칼로리’ ‘무지방’ ‘트랜스 지방 0㎎’ 등을 표기해 마치 건강에 좋거나 살이 찌지 않을 것처럼 느껴집니다.
과자의 경우 ‘100㎎당 칼로리’라는 기준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과자 100㎎당 50㎉’라고 인쇄해 놓는 식이죠. 과자 한 봉지가 50㎉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과자 한 봉지가 500㎎이라면 한 봉지의 열량은 다섯 배가 되는 것입니다. 또 ‘제로 칼로리’라는 것은 칼로리가 0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현행 식품위생법상 음료 제품의 경우 10㎖당 4㎉ 미만이면 ‘제로 칼로리’ ‘칼로리 제로’ 등으로 표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죠.
최근 출간된 데이비드 진크젠코의 ‘먹어야 할 것과 먹지 말아야 할 것(Eat this, not that)’이라는 책에서는 미국 내 최악의 음식 20가지를 선정, 각각의 칼로리와 영양구성을 설명합니다.
버거킹의 햄버거와 감자튀김은 1000㎉, 아웃백의 ‘오지 치즈 프라이즈’는 2900㎉라고 합니다. 현대인의 하루 평균 섭취 열량이 2000㎉라고 볼 때, ‘오지 치즈 프라이즈’ 하나로 150% 정도 과잉 공급하게 되는 것이죠.
언제부터인가 음식을 사먹는 것이 당연시되고 식도락이 새로운 문화코드로 자리를 잡기 시작했습니다. 집에서 먹는 음식조차 공장에서 어느 정도 조리 돼 있는 상태지요. 서양은 식품의 공업화가 우리나라보다 빨리 일어났습니다. 비만이 우리보다 앞서서 문제 됐던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죠. 단순히 서구화된 식문화가 문제라고 생각하지 말고 한식을 먹더라도 균형 잡힌 영양의 ‘엄마표’ 식사를 하는 것이 비만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지름길입니다.
글 : 윤 장 봉 | 중앙대 의대 졸업, 신경정신과 전문의, 국제미용학회 정회원, 대한비만체형학회 공보이사, 디올클리닉 명동점 원장
출처 : 위클리조선 2008.
'건강하게'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감기예방 [식초+소금] 가글 (0) | 2009.06.08 |
---|---|
해삼 (0) | 2009.06.08 |
세대 자연재료조미료, 한국인의 입맛을 바꾸다 (0) | 2009.06.05 |
癌을 이기는 韓國人의 飮食 54 (0) | 2009.06.03 |
가자미- 스트레스 쌓인 남편, 피부미인 되고 싶은 아내에게 (0) | 2009.05.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