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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누구나 걸리는 '마음의 병'방치하면 '죽음의 병'

조약돌의꿈 2009. 7. 25. 07:25
[우울증] 누구나 걸리는 '마음의 병'방치하면 '죽음의 병'


全국민 20% 한번 이상 앓는다
‘식욕·성욕·수면욕’ 상실… 환자 20% 자살기도
“죽어버릴까”가 신호… 초기에 전문치료 받아야

 

현재까지 밝혀진 배우 이은주씨의 자살 원인은 우울증이다. 이씨는 우울증과 우울증으로 인한 불면증 때문에 분당서울대병원서 치료를 받았으며, 가족과 동료 배우들에게도 우울증의 고통을 호소했다고 한다. 퓰리처상과 ‘아메리칸 북 어워드’를 수상한 미국 소설가 윌리엄 스타이런(William Styron·80)은 자신의 우울증 투병기 ‘보이는 어둠(Darkness Visible)’에서 우울증을 ‘자살에 이르는 샛길 없는 통로’라고 적었다. 그토록 좁고 어두운 샛길 없는 통로가 촉망받는 25세 젊은 여배우를 죽음으로 몰고간 것이다. 



흔히 우울증이라고 하면 소심하고 우울한 성격의 사람에게 생기는 ‘마음의 병’ 정도로 많은 사람이 오해한다. 하지만 우울증은 생물학적으로 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 등 뇌 신경전달 물질의 분비 이상으로 생기는 심각한 질병이다. 뇌 신경전달 물질의 통로가 막히거나 좁아져 신경전달 물질이 부족해지는 것이 우울증 발병의 제1원인이며, 실직이나 이혼·사별 등과 같은 정신적 스트레스도 중요한 원인이다. 그 밖에 완벽을 추구하는 성격, 유전적 요인도 발병 원인이 된다. 전 국민의 5%(여자 5~9%, 남자 2~3%) 정도인 200만명 이상이 우울증 환자이며, 전 국민의 20% 정도는 일생 동안 한 번 이상 우울증을 경험하는 것으로 정신과 전문의들은 추정한다. 


고려대 안암병원 정신과 이민수 교수는 “심한 우울감이 2주 이상 지속되면서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다는 점에서 우울증은 보통의 우울감과 차이가 있다”며 “정신과에서 항우울제 치료 등으로 망가진 뇌의 생화학적 균형을 회복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우울증에 걸리면 인간의 네 가지 욕심, 즉 식욕(食慾)·성욕(性慾)·수면욕(睡眠慾)·의욕(意慾)이 없어진다. 이 때문에 불면증, 소화불량증, 변비, 체중감소, 기력 저하, 극심한 피로감, 기억력 감퇴 등 다양한 신체 증상이 나타난다. 심한 경우 망상이나 환각, 환청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정신적으로는 자신이 쓸모없는 사람이라는 ‘무가치감’에 휩싸인다. 강북삼성병원 정신과 오강섭 교수는 “우울증 환자는 자신의 존재가 아무런 의미가 없고, 주위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며, 자신의 잘못이 아닌 일에 대해서도 필요 이상의 책임감과 죄책감을 느낀다”며 “특히 여성은 모든 일에 대해 자신을 탓하며 죄의식을 더 많이 느낀다”고 말했다. 


외국 통계들에 따르면 우울증 환자의 15~20% 정도가 자살을 시도하며, 실제로 2~3%는 자살에 ‘성공’한다. 오강섭 교수는 “우울증이 자살로 이어지는 가장 위험한 때는 극도의 우울증에서 조금 회복됐을 때”라고 말했다. 연세의대 용인정신건강병원 이홍식 원장은 “급성 우울증은 입원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혼자 내버려두지 말고 그 사람과 함께 있으면서 자살을 못 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살을 결심한 사람은 자살을 감행하기 전에 주변에게 ‘도움’을 청하는 경우가 많다. 여의도성모병원 정신과 채정호 교수는 “주변 사람에게 ‘확 죽어버릴까’ 또는 ‘그동안 고마웠다’라고 말하거나, 아끼던 물건을 다른 사람에게 주는 행동 등은 자살하겠다는 신호”라며 “이 같은 신호는 ‘누구든지 내 자살을 말려 달라’는 무의식적인 도움 요청 표시이므로 우울증 환자의 주변 사람들은 환자에게 일어나는 민감한 변화나 사인을 잘 간파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