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금 오류와 법적 책임
Q입사 동기인 로테 씨와 사랑에 빠진 베르테르 씨는 로테 씨에게 깜짝 청혼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평소 잘 알고 지내던 귀금속 세공 장인인 한스 마이스터 씨에게 눈부신 다이아몬드 반지를 주문하면서 그의 계좌로 200만 원을 이체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계좌번호를 잘못 입력해서 그 돈이 연적(戀敵) 알베르트 씨의 계좌로 입금되고 말았습니다. 돈을 돌려달라고 하니 알베르트 씨는 자기 돈인 줄 알고 모두 출금해서 썼다고 하네요. 돈을 돌려받을 수는 있습니까?
A물론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베르테르 씨의 경우와 같은 송금 오류는 우리 생활에서 자주 일어나고 있고 실제로 분쟁이 격화되어서 법정까지 간 사례도 있습니다. 법원은 자신의 통장에 알 수 없는 돈이 입금된 사실을 알고도 해당 은행에 돈의 출처 등을 문의하지 않고 그대로 인출하여 사용한 경우 횡령죄로 처벌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자신의 통장으로 정체를 알 수 없는 돈이 입금된 경우에 횡재라고 생각해서는 안 되며 반드시 은행을 통해 그 출처를 확인해야 합니다. 알베르트 씨는 인출한 돈을 자신의 돈인 줄 알았다고 주장하는데 만일 인출 당시 계좌에 있던 돈의 액수가 200여 만 원에 불과했다면 평소 별다른 예금이 없던 통장에서 상당한 액수의 돈을 인출한 것이기 때문에 단순히 몰랐다는 그의 주장은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알베르트 씨가 돈을 인출한 후에도 여전히 200만 원 이상의 돈이 예금되어 있다면 형사처벌이 어려울 수 있으나 잘못된 입금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여전히 반환을 거부하면 역시 횡령죄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어떤 경우이든 알베르트 씨는 돈을 베르테르 씨에게 반환하여야 하는데 이러한 의무를 법률용어로 부당이득반환의무라고 부릅니다. 한편, 베르테르 씨는 알베르트 씨에 대해서 잘못 입금한 돈의 전액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알베르트 씨가 그 사실을 알았는가와 관계없이 가능합니다. 형사고소는 알베르트 씨가 돈 반환을 거부할 경우 적극적으로 검토해 볼 수 있습니다. 생활이 전자화될수록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는 교훈을 주는 사례입니다. 베르테르 씨, 꼭 결혼에 골인하시길 기원합니다.
필자 : 전형배님 변호사.한남대 법과대학 교수
출처 : 월간《행복한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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