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취미

시끌벅적 태리네 1박 2일 캠핑기

조약돌의꿈 2007. 8. 13. 07:43

시끌벅적 태리네 1박 2일 캠핑기

 

태리네 가족이 서울 난지캠핑장으로 여름 캥핑을 떠났다. 멋진 텐트가 완성되자 아이들은 ‘와’ 하고 손뼉을 쳤다. 아빠는 맛있는 닭오븐구이를 직접 만들었다. 환한 달빛 아래 행복하기만 했던 태리네 가족의 캠핑 여행.


7월 초의 어느 오후. 한참 만에야 모습을 드러낸 해를 쫓아 태리네 네 식구가 한강변 난지캠핑장으로 야영을 떠났다. 본래는 충남 태안의 한적한 해변으로 오토캠핑을 떠나려던 이들이 갑작스레 일정을 변경한 것은 장맛비 때문. 그동안 다섯 살 태리와 세 살 된 이후를 데리고 꾸준히 전국의 산을 찾아 트레킹을 다녔던 김형기·김진경 부부는 최근 오토캠핑으로 ‘주종목’을 바꿨고 올여름의 첫 캠핑지를 난지캠핑장으로 정했다.

“오히려 외국인에게 더 유명한 곳이던데요. 차를 가지고 들어갈 수 없는 점이 아쉽지만 그래도 서울시내에서 이렇게 편하게 캠핑할 수 있는 곳이 있으니 좋네요.”

난지캠핑장에서는 자동차의 역할을 손수레가 대신한다. 오랜만에 수레를 끌어본다는 아빠는 신나 하는 태리를 태워서 짐을 나른다. 그리고 엄마 아빠가 힘을 합쳐 캠핑 장비를 설치하기 시작. 뚝딱뚝딱, 키친 개념의 그늘막인 멋진 타프가 설치되고 곧 한강을 뒤로한 채 텐트가 완성됐다. 캠핑용 테이블과 의자, 키친 도구 그리고 숯불을 피우고는 삼각 스탠드를 세워 더치오븐 설치도 끝. 멋들어진 집 한 채가 완성되는 순간, 태리와 이후가 손뼉을 짝짝 치며 환호성을 지른다.

“아이고, 처음에 오토캠핑 장비를 구입하려고 매장을 찾고는 깜짝 놀랐지 뭐예요. 그렇게 다양한 장비가 있는 줄 몰랐다니까요. 그저 텐트 하나, 테이블과 의자, 코펠과 버너 정도만 있는 줄 알았어요. 키친용, 리빙용 퍼니처가 엄청나게 다양하던데요.”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장비 설치를 마친 형기 씨가 땀을 닦으며 말한다.

너른 잔디밭을 뛰어다니던 아이들이 이제는 아빠 등에 착 달라붙어 놀아달라고 성화다. 후텁지근한 여름 오후의 태양빛이 스러질 즈음, 이 가족은 캠핑장 바깥쪽의 한강변을 따라 산책에 나섰다. 내내 미소만 짓고 있던 엄마 진경 씨. 휴대용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내린 커피를 티타늄 컵에 담아 함께 길을 나섰다.

뭐니뭐니해도 캠핑의 백미는 바로 요리 아니겠는가. 멋진 요리 솜씨를 선보이겠다며 큰소리를 치는 아빠. 드디어 조리대 앞에 섰다. “어이! 태리, 엄마랑 가서 이것 좀 씻어와 봐!” 미리 준비한 채소와 과일, 쌀을 챙겨주며 아빠는 소매를 걷어부친다. 아빠가 준비한 저녁 메뉴는 마늘과 허브, 감자로 맛을 낸 더치오븐 닭요리다. 깨끗하게 손질한 닭의 배를 갈라 그 안에 다진 마늘과 허브를 가득 넣고 소금을 살살 뿌린다. 그리고 껍질 벗긴 통감자를 오븐 안에 깔고 그 위에 닭을 얹고 숯 위에서 구워내면 완성. 집에서는 주방 근처에 얼씬도 안 한다는 아빠는 유독 캠핑을 와서는 셰프를 자처한다. 은근한 숯불 위에서 요리되는 닭오븐구이는 두 시간이나 걸렸다. “아빠, 나 배고파 죽겠어! 잉~ 밥 줘!” 태리의 성화에도 아랑곳없이 여유만만인 아빠. ‘낭만’과 ‘여유’가 캠핑의 핵심 코드라 믿는 아빠에게 ‘두 시간’이라는 식사 준비는 그다지 길지 않은가 보다.

비둘기도 쫓아다니고 여기저기 피어난 꽃구경에 아이들이 싫증 날 무렵 드디어 저녁식사 완성! 팽이버섯과 호박을 넣은 오징어찌개 그리고 고슬고슬 지어낸 밥과 메인 요리인 향긋한 닭오븐구이를 앞에 두고 이들 가족은 오랫동안 행복한 저녁식사를 했다.

졸립다고 칭얼거리는 ‘누룽지’(아들 이후의 별명)를 안고 텐트로 들어간 아빠의 나지막한 자장가 소리에 밤이 깊어 간다. 텐트 위로 쏟아지는 환한 달빛에 한참을 말똥거리던 아이들은 곧 쌔근쌔근 잠이 들고, 맥주를 앞에 두고 부부의 대화는 밤이 깊도록 도란도란 이어졌다.

“아이들에게 흙냄새, 풀 냄새를 맡으며 잠들 수 있게 하고 싶어 오토캠핑을 선택했어요. 아직 어린데도 주말이 되면 캠핑 가자고 졸라요. 편한 숙소보다 여러 가지 불편한 점은 있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니까 저희도 행복하죠.”

난지캠핑장은?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15분 거리에 있는 난지캠핑장은 서울 도심에서 캠핑을 즐길 수 있는 유일한 장소. 동시에 680명까지 수용할 수 있으며 4인용 텐트와 12명 정도가 함께 묵을 수 있는 인디언식 텐트가 준비돼 있다. 텐트를 가져와 직접 야영 캠프를 설치하길 원한다면 프리 구역에서 자유롭게 텐트를 칠 수 있다. 이용료는 4인 가족 기준 1만5000원. 텐트를 빌릴 경우 텐트 대여비 1만3000원이 추가된다. 취사장과 조리대, 24시간 온수가 나오는 샤워장은 무료로 사용 가능하다.
●02-372-0388 ●www.camping.or.kr

발췌

: http://www.samsungfi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