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게

칼바람 속에도 36~37.5도 지켜라

조약돌의꿈 2014. 1. 5. 21:49



 

칼바람 속에도 36~37.5도 지켜라 
 

체온의 건강학
생명 유지 활동에 최적 온도벗어나면 '조절 시스템' 가동
우리 몸이 건강하게 잘 작동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바이탈 사인(vital sign)이라는 게 있다. 응급실에 갔을 때 우선적으로 체크하는 혈압, 맥박, 호흡, 체온 4가지다. 우리는 일상 속에서 “춥다” “덥다” “열이 난다” 등 체온과 관련된 말을 늘 쓴다. 하지만 정상 체온은 얼마인지, 체온을 정상 범위로 유지하는 방법은 뭔지 등에 대해 정확히 모르는 경우가 많다. 체온이 건강한 삶과 얼마나 밀접한 관련이 있는지 살펴본다.


60조개의 세포로 이뤄진 우리 몸에서는 신진대사, 혈액 순환, 면역 체계 작동 등 다양한 생명유지 활동이 이뤄진다. 그 과정에 효소가 간여하는데, 연구에 따르면 체온이 36~37.5도일 때 그 반응이 가장 활발하다. 즉, 36~37.5도일 때 가장 건강하다는 의미다.

체온은 나이, 성별, 활동량, 스트레스 강도 등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다. 어린이는 성인보다 체온이 0.5도 가량 높고, 노인은 성인보다 체온이 0.5도 가량 낮다. 어린이는 성장 속도가 빨라서 에너지 대사가 활발한 반면, 노인은 에너지 대사에 관여하는 근육이 줄기 때문이다.

 

똑같은 사람도 활동량이 적은 밤의 체온이 낮에 비해 0.5도 가량 떨어진다. 여성은 호르몬 변화에 따라 0.5도 가량 변한다. 화가 심하게 나면 열이 나는 경우가 있는데, 스트레스 호르몬이 체온을 높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건강에 문제가 없다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36~37.5도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

이 범위를 벗어나면, 우리 몸은 즉시 체온조절시스템을 가동한다. 뇌 시상하부, 대뇌피질(대뇌 가장 겉의 신경세포 집합), 갑상선, 혈관, 교감신경, 근육, 땀샘 등이 총체적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뇌 시상하부는 체온이 정상 범위를 벗어나면 갑상선, 교감신경, 대뇌 피질, 근육에 체온을 끌어올리도록 명령한다.

갑상선은 신진대사 속도를 조절하는 호르몬을 분비한다. 교감신경은 체온이 높으면 땀샘을 열고 혈관을 넓혀서 열을 방출하고, 체온이 낮으면 그 반대로 해서 열을 보호한다. 체온이 낮으면 시상하부는 근육을 떨게 만들어, 열을 생산한다. 대뇌피질도 비슷한 기능을 한다.

이같은 체온조절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체온이 정상 범위 밖에 머무르면, 건강에 이상이 생기거나 질병이 찾아온다. 일상 속에서 체온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 김경원 헬스조선 기자
도움말=임채헌 울산의대 생리학교실 교수 


손발 시린 것은 체온과 무관


체온 Q&A
사람마다 체온이 조금씩 다르고, 그에 따른 신체 증상도 다양해서 체온과 건강의 관계에 대해 헷갈리는 게 많다. 체온과 관련된 궁금증을 한양대병원 가정의학과 박훈기 교수의 도움으로 풀어봤다.

◇추위나 더위를 잘 타는 사람은 왜 그런가
추위나 더위를 잘 느끼는 것은 그런 환경에 신체가 적응하지 못 했기 때문이다. 싫어하는 음식이나 색깔이 있듯 개인마다 몸이 싫어하는 온도가 따로 있는 것이다.

 

다만, 피하지방이 적은 사람, 기초대사량이 낮은 사람, 갑상선 기능이 떨어져 있는 사람이 추위에 약하고, 피하지방이 많거나 기초대사량이 높거나 갑상선 기능이 항진돼 있는 사람이 비교적 더위에 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추위에 강했던 사람이 갑자기 추위에 약해졌거나, 더위를 안 타던 사람이 더위를 탄다면 호르몬 균형·신진대사 등에 변화가 온 것일 수 있다.


◇수족냉증 있으면 체온 낮은 건가
그렇지 않다. 수족냉증은 혈관의 문제지, 체온의 문제가 아니다. 혈액순환이 안 돼서 손의 피부 온도만 낮아진 것이다. 얼굴이 잘 붉어지는 안면홍조증도 마찬가지다. 얼굴의 혈관이 잘 수축이 안 돼서 혈액이 그 부위로 몰려 화끈거리고 열이 나는 것이다.

◇따뜻한 것 먹으면 체온 올라가나
따뜻한 음식을 먹으면 일시적이지만 체온이 올라간다. 이 때문에 추운 곳에서 차를 마시면 추위를 어느 정도 덜 느끼게 된다. 반대로 아이스크림처럼 차가운 음식을 먹으면 체온이 일시적으로 내려간다. 따뜻한 음식이든 찬 음식이든 지속적으로 먹다 보면 평균 체온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식습관에 신경을 써야 한다.

◇열이 날 때 냉찜질 하는 게 좋은가
감기나 몸살에 걸렸을 때 열이 잘 난다. 열이 나면 냉찜질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 바이러스 등에 감염이 되면 우리 몸의 면역세포가 이를 무찌르기 위해 공격을 한다. 열이 나는 것은 이 과정에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므로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정상 체온으로 돌아온다. 다만, 열이 40도 이상으로 심하거나 열사병 때문에 체온이 올라갔다면 즉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지 않는 인도에서 얼어 죽는 이유는
인도의 겨울철 최저 기온은 영상 10도 안팎이다. 이 온도에 장시간 노출되면 체온이 떨어지고, 몸의 체온조절시스템이 작동한다. 하지만 열을 만들어낼 재료(근육·영양분 등)가 떨어지면 체온 저하를 더 이상 막을 수 없기 때문에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 
 

출처 : 헬스조선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