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취미

충남의 알프스 청양 칠갑산

조약돌의꿈 2007. 7. 20. 08:02
해발 561m 7곳 명소 만든 칠갑산

♪ 콩밭 메는 아낙네야 베적삼이 흠뻑 젖는다. 무슨 설움 그리 많아 포기마다 눈물 심누나∼♬

대중가요로 많이 알려진 청양의 진산 칠갑산은 해발 561m의 나지막한 산. 하지만 산세는

제법 험해 ‘충남의 알프스’라 불린다. 지천(芝川)과 잉화달천(仍火達川) 등이 칠갑산을

돌아나가며 7곳의 명당을 만들어 놓아 칠갑산이란 이름을 얻었다.

 

청(靑)자가 들어간 고장치고 두메산골 아닌 곳이 없다던가.‘칠갑산’과 ‘고추’는 알아도,

청양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청양은 백제의 도읍지 공주의 서쪽, 그리고 부여 북쪽과 맞닿아 있는 충남 한복판의

내륙지대다.

 전국을 씨줄날줄로 엮고 있는 그 흔한 고속도로 하나 이곳을 지나지 않는다.

 찾아가는 길이 얼기설기 얽혀 복잡하기는 해도 그만큼 도회지의 번잡함은 찾아볼 수 없는

 한적한 시골마을이다.

천장호 옛길 드라이브
청양관광은 곧 칠갑산 관광이라 할 만큼 대부분의 관광명소가 칠갑산 주변에 몰려 있다.

특히 청양의 속살 칠갑산을 에둘러 돌아가는 옛길 드라이브 코스는 봄철 청양여행의 백미다.

 공주 방향에서 36번 국도를 잇는 대치터널 조금 못미쳐 칠갑산 샬레호텔 이정표를 보고

좌회전하면 칠갑산 옛길 입구인 한치마을과 만난다.

 

조급한 경사를 오르면 마주 달리자는 듯 숲의 터널이 나타났다 사라지곤 한다.

여인의 허리를 휘감은 벨트처럼 산자락을 돌아나가는 도로를 달리면 길 양쪽으로 소나무,

참나무 등 울창하게 뻗어 오른 나무들이 하늘을 가린다.

팝콘처럼 부풀어 오른 벚꽃은 바야흐로 절정의 요염함을 뽐내고 있다.

차창을 내리자 물기 머금은 초록바람이 머리카락 위에 켜켜이 쌓인 세속의 홍진을 말끔히 씻어냈다.

포장도로에 닿는 자동차 바퀴소리만 들릴 뿐 고요하기 그지없는 옛길. 낭랑한 산새들의 지저귐과 싱

그러운 바람소리에 온몸이 연둣빛으로 물들어 간다.

칠갑산 휴게소에 자동차를 세워놓고 오른쪽으로 난 사잇길을 따라 내려갔다. 날로 푸르름을

더해가는 나무들 너머로 하늘빛을 닮은 푸른 호수가 두눈 가득 들어왔다. 천장호(天庄湖)다.

눈비 오면 오는 대로, 맑으면 또 맑은 대로, 언제든 찾는 이를 고요함과 넉넉함으로

끌어안는 곳. 산과 호수, 이방인의 발걸음, 그리고 시간마저 멈춰선 듯하다.

대웅전이 두 곳인 장곡사
천장호를 지나 칠갑산의 품으로 깊숙이 파고드니 천년의 역사를 지탱하고 있는

 장곡사(長谷寺)가 산자락과 일여(一如)한 모습으로 앉아 있다.

 장곡사 앞자락으로 흘러내리는 계곡물은 아흔아홉 굽이를 휘휘 돌아내린다 해서

아흔아홉계곡이라 불린다. 이렇게 긴 골짜기는 곧 지명이 되고 절집 이름이 됐다.

장곡사는 우리나라에서 대웅전을 두 개 가지고 있는 유일한 절이다.

 

그리고 절마다 한두 개쯤은 솟아 있는 탑이 전혀 없다는 것도 특징이라면 특징. 두 개의 대웅전이

동남향과 서남향으로 좌향만을 달리한 채 비탈길 위아래에 자리잡고 있다.

위쪽은 ‘상대웅전’, 아래쪽은 ‘하대웅전’이라 불린다.

정확한 기록이 없어 언제, 어떤 이유로 두 개의 대웅전이 들어서게 되었는가는 알 수 없다.

다만 약사여래도량답게 기도의 효험이 유별나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숫자가 점점 늘게 되었고,

그들을 수용할 공간확보를 위해 대웅전 하나를 더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온다.

문화재가 많은 사찰로도 유명하다. 상대웅전은 건물 자체가 보물 162호로 지정돼 있고,

내부의 철조약사여래좌상부석조연화대좌는 국보 58호, 철조비로자나좌상 부석조대좌는

보물 174호로 각각 지정돼 있다.

장곡사의 현재 규모는 우리나라 대다수 절들이 그렇듯 역사에 비해 턱없이 작다.

 예전에 스님들이 밥을 지을 때 사용했다는, 운학루 뒤편의 커다란 ‘구유’만이 장곡사의

옛 규모를 짐작케 한다. 청양군청 문화관광과 (041)430-2350.

  

■ 가볼 만한 곳

청양 가파(嘉坡)마을 ‘아름다운 언덕’이란 이름만큼 빼어난 경치를 자랑하는 곳.

청양에서도 외지기로 손꼽힌다. 버려졌던 폐교가 농촌문화체험학교로 변모되면서 체험을 통해

농촌을 이해할 수 있는 농촌전통테마마을로 탈바꿈했다. 방학 때는 물론 주말에도 방문하는

가족들이 늘고 있다.gapa.go2vil.org,(010)3073-4414.

고운식물원 청양읍 군량리에 자리잡은 중부권 최대의 식물원.12년간의 준비과정을 거쳐

올해 초 완공됐다. 약 11만평의 산지위에 6500여종의 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숙박시설도 마련돼

있다. 성인 8000원, 중·고생 4000원, 어린이 4000원.www.kohwun.or.kr,(041)943-6245.

특산품 및 숙박
청양의 특산물인 구기자를 넣어 만든 구기자한과(041-943-9400)와 충남무형문화재 제30호인

구기자주(041-942-8138), 청양농협(041-943-02422)의 청양고추장이 많이 알려져 있다.

칠갑산 옛길 입구의 샬레호텔은 2인1실 주중 5만원, 주말 7만원.(041)942-2000.

가는 길
당진:서해안 고속도로 송악 나들목→38번 국도 대산방향→석문방조제→615번 지방도→5㎞정도

직진→장고항. 당진군청 문화관광과 (041)350-3121∼3. 청양:서해안고속도로 홍성 나들목→ 29번 국도 청양방향→36번 국도→칠갑산 경부고속도로→천안분기점→천안∼논산간고속도로→정안 나들목→23번 국도 공주방향→36번 국도 청양방향→칠갑산

 

        콩밭메는 아낙네야 베적삼이 흠뻑 젖는다
        무슨설움 그리많아 포기마다 눈물 심누나

        홀 어머니 두고 시집 가던날 칠갑산 산마루에
        울어주던 산새 소리만 어린 가슴속을 태웠소

        홀어머니 두고 시집 가던날 칠갑산 산마루에
        울어주던 산새 소리만 어린 가슴속을 태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