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향한 궁금증이 한창 많아지는 아이들, 가장 좋은 교육은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보고, 마음으로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휴가 기분을 내면서 아이들의 호기심까지 채워줄 수 있는 좋은 여행지가 여기 있다.
“아빠! 이거 정말 재미있다, 그지?” 땡볕에 철로 위에서 자전거 페달을 밟느라 땀을 뻘뻘 흘리는 아빠의 노고를 알 리 없는 네 살배기 아들은 옆에 앉아 계속 쫑알쫑알이다. 자전거 하나로도, 기차만으로도 재미있어하는 아들에게 철로 자전거는 그야말로 두 배의 기쁨. 중부내륙고속도로 개통(2004년 12월)의 가장 큰 수혜자는 경북 북부 지방일 듯하다. 동서울 IC에서 1시간 20분, 북대구 IC에서 1시간 거리가 된 경북 문경 지역에선 요즘 철로 자전거가 최고 인기.
우리 가족은 오전 10시(일요일)에 매표를 해 순번에 따라 오후 4시에 왕복 4km(약 40분 소요)의 철로 자전거에 오를 수 있었으니 그 인기를 짐작할 수 있을 듯. 평일엔 400∼500명, 주말엔 2000여 명 정도가 이곳을 찾고 있다. 지역 주민들에게는 주말에는 아예 오질 말라고 할 정도이니 이용권부터 구해놓고(주말은 오전 8시 30분 매표 시작, 평일은 9시, 1인 요금 3000원) 다른 관광을 해야 국내 최초라는 철로 자전거를 체험해볼 수 있을 듯.
진남역(054-550-6478)에서 출발, 불정역 방면과 가은역 방면 두 가지가 있다. 불정역 방면은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들과 나란히 달리는 즐거움이 있고, 가은역 방면은 터널 체험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이것도 선택권은 없다. 순번에 따라 타는 수밖에. 그래도 산과 들을 옆에 두고 시원한 산들바람을 느끼며, 철길 위를 직접 달려보는 기분은 어른도 한 번쯤 체험해볼 만한 관광 코스. 하절기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행.
석탄 산업이 활발했던 이 고장의 석탄박물관(054-550-6424)도 훌륭한 체험 여행 코스 중 하나. 어른 1000원, 어린이 500원의 입장료를 내면 우주의 생성부터 광물, 화석, 석탄의 이용과 변천사를 정리해놓은 실내 전시장, 광부들이 탄광 속으로 이동하기 위해 이용했던 인차, 석탄을 나르기 위해 이용했던 광차 등 각종 광산 장비들이 전시된 야외 전시장, 지금은 폐광이 된 실제 은성광업소의 갱도를 이용한 갱도 전시장들을 둘러볼 수 있다.
색다른 경험, 철로 자전거의 추억 네 살배기 아들은 각종 기차만 나타나면 “아빠, 기차다!”를 연발했고, 직접 타봐야 했다. 갱내 어느 지점에서는 연기가 뿜어져 나오며 탄광이 무너지는 듯한 가상 체험도 할 수 있다. 모르고 가면 사이렌 소리에 긴급 방송까지 흘러나와 어른도 순간 긴장할 정도. 아들은 “아빠, 무서워!”다.
문경도자기전시관(054-572-0296)도 아이들에겐 빼놓을 수 없는 체험 학습장. 1843년 제작된 우리나라 최고의 가마를 재현한 망뎅이 가마를 볼 수 있다. 체험관에서는 1만원을 내고 아이와 함께 직접 도자기를 만들어볼 수 있다. 입장료도 없는 자그마한 규모라 부담 없이 돌아볼 수 있고, 나란히 자리한 유교문화관도 전통 문화를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
전통적인 관광 코스인 문경새재를 빼놓을 수는 없다. 제1관문인 주흘관 옆에는 2만여 평 규모의 드라마 ‘왕건’ 촬영장이 있어 아이들의 흥미를 끌기 좋다. 요즘도 드라마 ‘해신’이나 ‘불멸의 이순신’ 등이 촬영되고 있다. 주흘관까지는 경사가 완만해 아이들도 걷기 편하다. 계곡물을 따라 1시간 정도 오르면 제2관문인 조곡관 그리고 또 1.6km 떨어진 제3관문인 조령관까지의 코스도 운치 있다.
그 외에 진남역에서 남쪽으로 5분 거리에 있는 문경관광사격장(054-550-6446)에서는 날아가는 빨간 접시를 맞히는 기분이 일품인 클레이 사격, 권총 사격 등을 즐길 수 있다. 25발에 1만7000원. 문경활공랜드(054-550-6394)에서는 초보자라도 전문가와 함께 2인 1조가 되어 패러글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우리나라에 단 하나뿐이라는 탄산수 온천인 문경종합온천(054-571-2002)에서의 온천욕은 여행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준다. 널찍한 공간에 대형 탕이 두 개씩 있어 네 살배기 아들에겐 거의 수영장 수준. 수질도 깨끗한 편이다. 맥반석 찜질방, 맥반석 사우나, 증기 사우나, 황토 사우나, 노천탕 등을 갖추고 있고 요금은 일반 6000원, 어린이 5000원,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영업한다.
▒ Enjoy Point 철로 자전거 이용의 경우 석탄박물관, 사격장, 유스호스텔, 휴양림 등을 이용한 고객은 티켓을 가져오면 20% 할인을 해주는데, 그걸 할인 받겠다고 다른 곳을 먼저 이용하고 갔다가 오전 11시에 도착해서도 표가 매진돼 결국 못 타고 온 사람이 바로 여성중앙 김지현 기자 가족이다. 또 미리 티켓을 끊을 때 4인승이라고 숫자대로 끊으면 안 된다. 한 대에 어른은 두 명, 아이 두 명이 정원이다. 아이가 하나라고 일행 중 다른 어른을 끼워 4명을 맞추면 2명 이외 어른은 탈 수가 없다.
▒ Infomation 찾아가는 길 중부내륙고속도로, 문경새재 나들목으로 빠지면 된다. 맛집 문경, 상주, 괴산, 보은 등 인접 4개 군에서 맛을 인정받은 속리산 문장대계곡(상주시 화북면)의 ‘오송 송어장’(054-533-8972)을 강추한다. 문경 석탄박물관에서 16km 거리. 문경에서 농암, 화북으로 이어지는 길에는 청룡과 황룡이 살았다는 쌍용계곡이 있어 한적한 드라이브 코스로도 좋고, 맑은 계곡물에서 아이들과 물놀이를 즐기다 들러도 좋은 곳. 13년째 토박이 주인(송석환)이 운영 중인 이 식당은 맑은 계곡물을 끌어다 키우는 송어로 만든 송어회가 일품. 두 사람이 먹기에 넉넉한 1kg당 가격이 1만9000원. 100석 규모. 단체 손님은 봉고나 24인승 셔틀버스로 교통편을 제공하기도. 숙박 불정자연휴양림(054-552-9443)은 바비큐 시설이 있고, 산막 11동 중에는 원두막이 있는 곳도 있어 가족 단위로 쉬기 적당. 작은 개울도 흘러 아이들은 고기를 잡는다며 기세 좋게 나갔지만, 개구리와 올챙이들만 애꿎은 피해를 보기도. 한 달 전 예약을 받는데 6월부터 받은 7월 중 주말은 예약 완료, 8월은 7월 첫째 주부터 예약을 받는다. 그외 문경관광호텔(054-571-8001), 새재관광호텔(054-553-8000), 예인과 샘터 펜션(054-571-1961), 강이 있는 풍경 펜션(054-572-3375) 등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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