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지혜

된장은 三變成道하여 名藥이 된다

조약돌의꿈 2013. 12. 9. 18:12

된장은 三變成道하여 名藥이 된다

 

·최진규 한국토종약초연구학회 회장


장 속에 있는 영양소와 미네랄은 8만6,400가지
대구에 사는 한 제자한테서 연락이 왔다. 83세 된 아버지가 치매 증상이 있어서 정신이 오락가락한다고 했다. 무엇을 줄까 궁리하다가 마침 쥐눈이콩으로 담근 10년 묵은 된장이 있어서 1kg을 유리병에 담아서 보냈다. 이 된장을 절대로 가열해 끓이지 말고 한 찻숟갈씩 섭씨 40~50도의 따뜻한 물에 풀어서 하루 3~4번씩 마시도록 했다.

두 달 뒤에 아버지의 치매 증상이 상당히 호전되었다고 연락이 왔다. 다시 된장 1kg을 더 보냈다. 제자의 아버지는 4개월 동안 10년 묵은 쥐눈이콩 된장 2kg을 먹고 치매가 완전히 나았다.
제대로 담근 된장은 뇌에 산소와 영양을 공급해 뇌기능을 좋게 하여 머리를 총명하게 하는 데 제일 좋은 약이 될 뿐만 아니라, 치매를 고칠 수 있는 약이 된다. 그렇다면 가장 좋은 약된장은 어떻게 만들 수 있는가?


소금물 속에서 장수하는 미생물이 자란다
메주 한 말로 장을 담그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메주 한 말은 7kg이다. 물은 2리터 병으로 9병, 곧 18리터인 한 말이 필요하고, 소금은 7kg이 들어간다. 소금은 반드시 이른 봄철에 난 토판(土版) 천일염(天日鹽)을 써야 한다. 보통 일반적으로 장을 담글 때에는 소금 4kg 정도를 쓰는데 이것은 너무 적다. 소금이 적으면 간장이 상하기 쉽다.

소금을 너무 많이 넣으면 간장이 소금으로 포화상태가 되고 남는 것은 바닥에 응결(凝結)되어 가라앉는다. 물은 18리터면 한 동이 반이 되는데 간장을 많이 빼려면 3동이쯤 넣어야 한다.
장은 우수(雨水) 절기(節氣) 무렵에 담근다. 우수 전 삼일, 후 삼일 곧 정월 보름 무렵, 곧 정월 14~18일 사이 말의 날 오전에 담그는 것이 좋다.

먼저 소금에 물을 넣고 저어서 밑으로 가라앉는 찌꺼기 곧 해금이라고 부르는 침전물을 버린다. 물을 10병쯤 부어서 가라앉는 것 10분의 1을 버리는 것이다. 소금물에 메주를 넣고 10개월 동안 두었다가 입동(立冬)이나 소설(小雪) 무렵에 장을 뜬다.


약간장 만드는 비법
장을 담글 때 옻나무 3조각, 빨갛게 잘 익어서 매운 청양고추 7개, 숯 600g~1kg을 같이 넣는다. 고추는 꼭지를 떼지 않은 것이라야 한다. 숯은 백탄(白炭)과 흑탄(黑炭)이 있는데 백탄은 숯을 구울 때 공기구멍을 막아서 태운 것이고 흑탄은 공기를 잘 통하게 해서 태운 것이다. 겉 부분이 희게 보이는 참나무 백탄을 써야 한다.

장을 담그고 나서 차츰 시간이 지나면 메주 틈에 있던 푸른곰팡이나 검은곰팡이가 녹아서 위로 뜬다. 이것을 얼핏 보면 장이 부패하거나 상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것은 푸른곰팡이 같은 나쁜 균이 죽은 다음 녹아서 떠오르는 것이므로 보이는 대로 건져 내야 한다. 푸른곰팡이나 검은곰팡이는 몸에 해로우므로 자주 메주를 뒤적거려서 메주 틈 사이에 숨어 있는 곰팡이가 모두 녹아나오게 해서 건져내야 한다.

장을 담그는 항아리는 아구리가 클수록 좋다. 물두멍 같은 것이 제일 좋은 것이다. 햇볕을 많이 넓게 받을수록 좋기 때문이다. 메주덩어리가 물 위에 떠서 햇볕을 잘 받게 해야 한다.

콩 한 말에 밀 한 되의 비율로 섞어서 메주를 쑤면 더욱 좋다. 밀은 반드시 우리 밀을 써야 한다. 밀을 섞어서 메주를 쑤면 밀에 점성이 많기 때문에 메주가 부서져서 흩어지지 않는다. 콩으로만 메주를 만들면 장독 속에서 메주덩어리가 부서져서 알맹이가 다 흩어져 버린다. 밀을 섞어서 만든 메주는 가을에 장을 뜰 때 메주덩어리를 통째로 들어 올려도 부서지거나 흩어지지 않는다.

콩으로만 만들면 거의 모두 장을 뜰 때 메주덩어리가 조각조각 부서져서 알맹이가 흩어진다. 그러나 메주를 만들 때 절구로 잘 찧어서 걸쭉하게 해서 매달면 70~80퍼센트는 흩어지지 않게 할 수 있다.

장독은 잘 관리하려면 정성이 많이 든다. 맑은 날에는 아침 일찍 해가 뜨는 대로 뚜껑을 열어 두어서 햇볕을 많이 쪼여야 한다. 그리고 해가 질 무렵 오후 6~7시가 되면 뚜껑을 닫는다. 한여름철에는 할 수 있으면 뚜껑을 많이 열어 두어서 햇볕을 많이 쪼여야 한다. 가을이 되면 이슬이 맺혀서 갯물이 들어가기 쉬우므로 뚜껑을 조금 더 일찍 오후 5시쯤에 닫는다.

장마철에는 습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아구리에 삼베를 두 겹으로 씌우고 그 위에 뚜껑을 덮는다. 흐린 날이나 안개 낀 날에는 뚜껑을 잘 덮어 두어야 한다.

쥐눈이콩을 약콩이라고 하는 이유는?
사람의 몸은 자석과 같다. 나한테 있는 생명 에너지가 강하면 계속 그 능력을 다른 것에서 흡수할 수 있다. 그러나 나한테 있는 생명 에너지가 약하면 다른 강한 에너지가 있는 것한테 내 기운을 빼앗기게 된다. 주역(周易)에서는 이런 이치를 일러 동성상응(同聲相應), 동기상구(同氣相求)라고 했다.

장은 쥐눈이콩으로 담가야 약성(藥性)이 가장 좋다. 쥐눈이콩을 서목태(鼠目太)라고 한다. 쥐눈처럼 작고 새까맣고 반짝반짝 윤이 난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다. 콩알의 크기가 황태(黃太)의 5분의 1밖에 안 되고 줄기가 덩굴로 뻗어나가는 성질이 있다. 검정콩이라고 해서 다 약으로 쓰지 않는다. 쥐눈이콩만을 약으로 쓴다. 반드시 쥐눈이콩으로 담근 장이라야 약간장이 되고 약된장이 된다.

황태로 담근 장은 몸통의 세포를 재생하는 데, 자녀를 만들고 출산하는 데, 힘이 없을 때 기운을 나게 하는 데에는 아주 좋다. 그래서 옛말에 삼동(三冬), 곧 겨울 석 달 동안에 된장을 먹는 것이 소를 잡아먹거나 인삼(人蔘), 녹용(鹿茸) 같은 보약을 먹는 것보다 낫다고 했다. 굵은 콩으로 만든 장은 씨름꾼이나 지게꾼, 운동선수 등 힘든 육체노동을 하는 사람들이 내장을 튼튼하게 하고 팔과 다리의 근육(筋肉)과 근력(筋力)을 기르는 데 매우 좋다.

우리나라에서는 메주를 섣달에 쑤어서 정월달까지 3개월간 따뜻한 방에 매달아 두고 띄운다. 삼동(三冬), 곧 겨울 3개월간 매달려 있는 동안에 메주에 있는 미생물이 콩의 단백질 입자를 우물 정(井)자 모양으로 분해해 아홉 조각으로 나눈다.

그런데 요즘 메주를 쑤어서 된장을 담그는 곳에 가 보면 메주를 3개월 동안 매달아서 띄우지 않는다. 무슨 명가 된장이니 무슨 종가 된장이니 하는 이름난 메이커에서도 모두 장을 담가서 58~70일 사이에 뜬 것이다. 40일 만에 뜨는 데도 있다. 이렇게 하면 장이 발효되는 것이 아니고 곪아 버린다. 곧 썩어 버리는 것이다. 요새 싱겁게 먹어야 몸에 좋다고 하니까 소금을 적게 넣기 때문에 그렇다.

요즈음 사람들은 장을 담글 때 메주 한 말(7kg)에 소금 3kg을 넣는다. 그러나 소금 7kg을 넣어야 장이 부패하지 않는다.

장이 부패해 곪아 버리면 마치 죽처럼 되어 거름망으로 거를 수 없다. 그러나 제대로 발효가 이루어지면 메주덩어리가 다 부서져서 알맹이가 되어 항아리 바닥에 흩어져 있는 상태라 할지라도 실크 같은 고운 천으로 거르면 찌꺼기나 침전물이 전혀 없이 맑고 깨끗하게 장물이 싹 빠져 나온다. 제대로 발효된 간장은 커피 여과지 같은 것으로도 잘 걸러지는 것이다.

걸쭉한 것은 고름, 곧 농(膿)이다. 농은 미생물들의 시체다. 염증이 있는 곳에 반드시 농이 생기는 것이다. 청국장에서 나오는 끈끈한 진은 실처럼 길게 늘어난다. 청국장을 만드는 균은 발효균이라기보다는 부패균의 일종이다. 부패균이 만들어낸 물질이 청국장에서 생기는 끈끈한 진이다. 청국장을 띄울 때 쉰 듯한 냄새가 나는 것은 이것이 부패균이기 때문이다. 이 부패균은 빨리 번식하는 장점이 있지만 몸을 깨끗하게 하는 것과는 거리가 먼 것이다.

장을 담그면 장독 속에서 3개월에 한 번씩, 곧 한 계절 동안에 콩 단백질을 미생물이 우물 정(井)자 모양으로 분해해 9조각으로 쪼갠다. 봄에 한 번, 여름에 한 번, 가을에 한 번 이렇게 세 계절을 거치는 동안에 콩의 단백질 입자는 세 번을 변해서 완전한 도(道)를 이루게 된다. 이처럼 세 번을 변해서 완전한 도를 이루는 것을 삼변성도(三變成道)라고 한다. 세 번을 변해야 도를 얻을 수 있다. 아이를 잉태해 출산(出産)하는 것도 이와 같다. 세 계절을 거쳐서 태어나게 되는 것이니 곧 270일 만에 출산한다.

그런데 요즘은 메주를 3개월 동안 띄우거나 장을 담가서 3계절 동안 두는 곳이 없다. 소금을 적게 넣어 항아리 속에서 장이 곪아 버리기 때문이다.

장을 담글 때 소금물을 가라앉혀서 중탁(重濁)한 찌꺼기는 버리고 써야 한다. 소금은 많이 넣는다고 걱정할 필요가 없다. 소금은 포화상태가 넘으면 바닥에 가라앉아 결정이 되기 때문이다.


장물 위의 유막은 미네랄 가둬 두는 역할
좋은 간장을 만들려면 햇볕에 장물이 졸아들어 간장이 절반으로 줄어들게 해야 한다. 소금으로 가라앉거나 증발해 날아가는 것이 절반이 되기 때문이다. 10개월 동안 장독 뚜껑을 열어서 햇볕을 쪼이니 수분이 증발해 없어지는 것이 많을 수밖에 없다. 이렇게 하면 소금이 바닥에 가라앉을 정도로 포화상태가 되기 때문에 간장을 달일 필요가 없다. 간장을 달이면 그 속에 있는 미생물들이 다 죽어 버리므로 절대 안 된다. 간장은 싱거워서 탈이 나지, 아무리 짜도 탈이 나는 경우는 없다.

간장을 달이면 안 된다. 소금에 열을 가하면 소금 속에 있는 가볍고 미세한 미네랄들이 증발해 날아가 버린다. 소금은 산소를 흡수하는 성질이 있으므로 나중에 산소는 장물 속에 녹아들 수 있겠지만 미네랄이 줄어드는 것은 막을 수 없다.
장독은 햇볕이 잘 드는 양지쪽에 둔다. 장독의 표면이 검붉은색이거나 갈색이므로 햇볕을 흡수해 한여름철 볕이 좋을 때에는 한낮에 장독 안의 온도가 섭씨 50도를 넘는다. 달걀이 익을 정도로 온도가 높이 올라가도 소금 속에 있는 미네랄이 날아가 버리지 않는 것은 콩에 들어 있는 지방질 성분이 미네랄이 도망가지 못하게 막아 주는 울타리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곧 장물 위에 얇은 막이 생기는데 이 막은 메주에서 나온 식물성 지방 성분이 올라와서 생긴 것이다. 소금에 들어 있는 미네랄은 새장 밖에 있는 새와 같아서 날아가 버리기 쉬운 것인데 콩에 있는 지방질이 표면에 유막을 형성해 미네랄이 도망가지 못하게 담아 두는 캡슐 역할을 한다. 콩에 있는 지방이 위로 떠올라서 얇은 막을 형성해 새가 도망가지 못하게 하는 그물망 역할을 한다.

장속에 있는 영양소와 미네랄은 8만6,400가지가 된다는 옛 기록이 있다. 이는 하루(24시간)를 초 단위로 나타낸 숫자로 곧 사람이 건강하게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모든 종류의 미네랄과 영양소가 다 들어 있다는 뜻이다.


 필자 약력
나라 안에서 제일 많이 알려진 약초전문가다.
경북 성주 가야산 아래서 나서 자랐다.

걸음마를 시작할 무렵부터 산나물과 약초를 채취했다. 어려서부터 몸이 허약하여 고혈압, 암, 중풍 등 여러 가지 병을 앓았으나 약초를 이용해 스스로 치유했다. 약초를 연구하기 위해 히말라야, 아마존, 아프리카 등 세계 100여 나라를 여행했다.
현재 지리산 운림동천에 은거하며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발로 찾은 향토명의>, <토종약초장수법>, <약초산행>, <약이 되는 우리 풀 꽃 나무> 등이 있다.

 


출처 : 월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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